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재판부에 국내외 과학자들이 제출한 의견서 Statements from Experts from Korea and around the World to the Judges  of the Lawsuit to Cancel the Saemangeum New Airport Master Plan

2025년 9월 9일 | 공지사항, 메인-공지, 활동, 활동소식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재판부에 국내외 과학자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카드뉴스로 공유합니다.

누가 봐도 취소 판결해야 마땅하고 명백한 핵심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널리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의견 주신 분들: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Ding Li Yong(Regional Flyway Coordinator), 최영래(플로리다국제대학교 부교수), 박태진(베이환경연구소 연구원), Sharon Macdonald(Alexander von Humboldt Professor of Social Anthropology), Matt Kondolf(Professor of Environmental Planning, UC Berkeley), Randolf T. Hester(Professor Emeritus, UC Berkeley)📍

 

존경하는 이주영 재판장님, 문지용 판사님, 고철만 판사님께

저희는 생태학, 조류학, 환경과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로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환경적, 안전적 위험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자 합니다. 새만금 신공항 부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 즉 서천갯벌 및 고창갯벌과 인접한 지역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생태계의 보전과 관련하여 중대한 책임을 지닌 지역입니다. 특히 새만금 지역은 유부도를 비롯한 서천갯벌과 직접 연결되는 생태적 연속성을 이루고 있어, 단순한 주변 지역을 넘어 세계유산의 가치를 지탱하고 온전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네스코는 우리나라 세계자연유산인 갯벌의 온전성(integrity)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만금 지역은 단순한 주변 지역이 아니라, 세계유산의 가치와 온전성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생태 공간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새만금 지역의 생태계가 훼손될 경우, 서천 갯벌을 포함한 전체 세계유산 지역의 온전성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의 세계유산 관리 의지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해당 유산의 등재 지위 자체가 위협받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새만금 공항 부지로 예정된 수라 갯벌은 새만금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 갯벌입니다. 최소 59종의 국가 법정 보호종과 27종의 국제 멸종위기종이 이 지역을 서식지로 삼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중요한 조류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번식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갯벌은 블루카본 생태계로서 기후변화 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갯벌 생태계의 보전은 한국이 국제적으로 약속한 생물다양성 보전 의무를 이행하는 데도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본 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은 절차적·내용적 측면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서는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상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이미 발견된 생태적 중요성조차 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위협받는 종들의 서식지를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회피·저감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위험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보완책 없이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부실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새만금 개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새만금 전체 생태계에 광범위하고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위험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영향평가의 기본 목적이자, 절차의 합리성과 적법성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위반한 중대한 문제입니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 부지 주변은 조류 밀집지역으로, 정부 내부 평가에서도 조류충돌 위험성이 무안공항 대비 최대 636배에 이른다는 결과가 이미 제시된 바 있습니다. 치명적 조류충돌 사고가 19년~84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항공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입니다.

새만금 지역은 단순한 갯벌이 아니라,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체계의 생태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생태축(ecological axis)입니다. 따라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단지 한 지역의 개발 문제가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의 온전성과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약속을 지키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재판부가 이러한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판단이 이루어진다면,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현재 계획대로 추진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새만금 지역의 갯벌 생태계를 보호하고, 국제적 약속을 존중하며, 국민과 생태계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재판부의 신중한 결정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국내외 과학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