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 환경부 부동의 촉구 2차 전국집회’와 천막농성 15일차

2022년 2월 22일 | 공지사항, 메인-공지, 보도자료, 활동, 활동보고, 활동소식

2022.02.22.(화)

‘새만금신공항 환경부 부동의 촉구 3차 천막농성’ 15일차는 어제 밤 농성장을 지키신 구중서 사무국장님의 아침 선전전에 이어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김연태 상임공동대표님이 맡아 애써주시고 계십니다. 오늘 낮 선전전에는 전북녹색연합 허지운 활동가와 군산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회원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군산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에서는 천막농성장에 든든한 먹을거리도 챙겨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새만금살리기공동행동, 세종기후행동,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녹색당 중앙당, 정의당 중앙당, 대전녹색당, 정의당세종시당 등에서 오신 많은 활동가분들과 대표님들이 세종시 환경부 앞에 모여 새만금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부 부동의를 촉구하는 두 번째 전국집회를 함께 했습니다.

반가운 친구들이 정성들여 직접 피켓도 만들어오시고, ‘새만금 신공항 부동의하라!’를 정말 힘차게, 힘차게 외쳐주셨어요. 환경부가 새만금 마지막 갯벌과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도록 부동의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들이 절절히 파고들었던 뭉클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집회에서는 여러 분들이 지지발언을 해주셨어요.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장님이신 강승수 신부님은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부디 생명을 선택할 용기를 내시라고 호소하셨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상임대표님은 환경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돌보고 보존하는 것이라고, 존중할 이웃이라고 흰발농게를 대신해 깨우쳐주셨어요. 대전녹색당 오현화 운영위원장님은 국토부가 발견한 흰발농게 1마리와 더불어 국토부가 보지 못한 수많은 생명들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 결의해주셨습니다. 모두 깊은 종소리 처럼 가슴을 울리는 말씀들이었습니다.

오늘 집회 끝나고 환경부 담당자분을 만나 지난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새만금신공항 환경부 부동의 촉구 1차 서명결과’를 전달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총2,521분이 서명에 동참해주셨습니다. 환경부 장관을 만날 때까지 서명을 계속 받아 꼭 다시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생명을 위해 기꺼이 달려와주고, 마음 모아주는 친구들이 있어 전라북도 군산 서쪽 한 자락에 남아있는 새만금 마지막 갯벌과 생명들을 꼭 지켜낼 겁니다. 오늘 곳곳에서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진심어린 격려 덕분에 눈과 가슴이 환해지는 하루였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고맙습니다. 끝까지, 함께, 환하게 투쟁!

#환경부는_멸종이_아니라_생명을_선택하라
#새만금신공항_환경부_부동의가_답이다
#미군기지확장_새만금신공항_어림없다
#새만금_마지막_갯벌이다_수라갯벌_보존하라
#기후붕괴다_멸종을_재촉하는_새만금신공항_철회하라
#공항말고갯벌 #전쟁말고평화 #착취말고생명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제2차 전국집회 결의문>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하라!

 

우리는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환경부의 부동의를 촉구하기 위해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해당사업의 계획이 적정한지, 입지가 타당한지를 평가하고, 검토하는 일입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환경부에 제출한 평가서는 본안, 1차 보완, 2차 보완까지 총 세 차례의 보완을 거쳤지만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 모두 부합되지 않았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과 인근 지역은 전 세계 8개의 철새 이동경로 중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이동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 위치함으로써 국제적인 멸종위기종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철새의 보금자리로서 매우 중요한 서식지입니다. 또한 지난 해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인근의 서천갯벌과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동일한 하나의 생태권역으로서 반드시 보존되어야 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지역에 해당합니다. 저어새와 흰발농게 등의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가는 새만금 마지막 생명의 터전입니다. 국토부 스스로 밝혀듯이 36종 이상의 법정보호종들이 서식하고, 조류의 경우 31종의 보호종을 비롯한 159종 약 16만 개체 이상이 사업 부지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기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새만금호라는 거대한 조류유인환경이 이미 존재하고, 수많은 조류들이 서식 및 번식하는 곳이기 때문에 국토부가 항공기·조류 충돌위험을 관리하는 고시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대규모 철새도래지라는 입지의 특성상 치명적인 항공기·조류 충돌사고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어 공항 입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전성을 위협하기 때문에 애초에 보완 자체가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또한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악영향을 초래하며, 소음도는 축소·부실 평가되었고, 사업의 대상과 평가의 대상이 일치하지 않은 허위평가를 수행하였습니다. 국토부 스스로 입증한 것처럼 경제성이 턱없이 낮아 또 하나의 적자공항으로의 전락이 불보듯 뻔합니다. 수요가 없어 항공사가 노선을 취항시키지 않을 유령공항은 ‘글로벌 비즈니즈 중심지’를 통한 지역경제발전은 커녕 막대한 예산 낭비와 생태계 파괴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와 고통만 가중시키고, 기후·생태계 붕괴와 대규모 감염병의 경고를 무시하며 멸종을 재촉할 뿐입니다. 더구나 미군의 통합관제권으로 인한 입지적 한계로 미군으로부터 ‘독립된 민간국제공항’이라는 목적은 애초에 실현될 수 없는 망상일 뿐, 미군이 요구한 제2활주로를 무상으로 지어다 바치면서 대중국 전초기지로써 미군기지 확장에 기여하며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을 가져오고, 사드사태와 같은 경제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중국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될 수 있어 전북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하겠다면서 “한국판 그린뉴딜” 사업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갯벌복원사업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대’를 추진하고, 염생식물을 심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들의 노력으로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켰습니다. 한쪽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갯벌을 비롯한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고 보존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갯벌과 염습지를 파괴하는 신공항을 짓겠다며 모순과 기만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들이 새만금 사업의 부동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의심의 여지 없이 환경부는 새만금 신공항 사업에 대해 부동의해야 합니다. 이 모든 명백한 부동의 사유들을 무시하고 환경부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동의해준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거짓·부실 평가를 진행한 국토부와 이를 동의해준 환경부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기후·생태계 붕괴 앞에 소수 자본가, 무책임한 정치인, 미군의 이득에만 복무할 뿐인 새만금 신공항은 필요 없습니다. 새만금신공항은 전북의 미래가 아니며 전북을 먹여살릴 수 없습니다. 새만금 마지막 생명의 터전인 수라갯벌과 소중한 생명들이 우리의 현재이고 지켜야할 미래입니다. 수라갯벌은 살아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치인들과 토건자본, 미군들이 끊임 없이 착취하고 이용해 온 새만금 마지막 생명들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 환경부는 정치인과 미군, 국토부의 거수기를 자처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분도, 실효도 없는 개발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새만금 마지막 갯벌과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환경부의 존재이유입니다. 환경부는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부정하지 말고, 새만금 신공항 부동의로서 존재가치를 증명하길 바랍니다. 새만금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기후·생태계 붕괴 앞에 환경부가 국토부에 보내야 할 유일한 답입니다. 환경부는 부디 멸종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수많은 민중들의 희생과 고통속에 대규모 감염병 재난을 2년 넘게 버티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감염병이 기후·생태계 붕괴의 서곡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붕괴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자본의 끊임없는 착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착취의 악순환을 끝내지 않는 한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물종들은 영영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새만금신공항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고작 새 몇 마리 죽는게 뭐가 대수냐고 말합니다. 개발을 위해선 말 못하는 생명들이 죽어나가도 상관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갯벌이 생겨나기까지 8천년의 시간이 쌓이고 쌓였습니다. 새들이 살 수 없으면, 우리도 살 수 없습니다. 흰발농게 한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누구도 지켜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소중한 생명을 없애버리는 야만에 맞서 사랑과 연대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이 착취를 끝내야만 할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에게 더 이상의 공항은 필요 없습니다. 공항 없이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숙원은 새만금 신공항이 아니라 공존과 평화입니다. 우리는 공항이 아니라 갯벌을 염원합니다. 우리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염원한다. 우리는 착취가 아니라 생명을 염원합니다. 우리는 야만을 선택하길 강요하는 이 폭력을 단호히 거부하며 소중한 생명과 수라갯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낼 것입니다.

 

환경부는 새만금 신공항 부동의하라!

미군기지 확장 새만금 신공항 어림없다. 수라갯벌 보존하라!

기후붕괴 재촉하는 새만금 신공항 철회하라!

수라갯벌 살아있다. 새만금 착취 중단하라!

환경부는 멸종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하라!

 

2022년 2월 22일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공동상임대표: 김연태, 문규현, 하연호)

 

6·15전북본부, 겨레하나, 공공성강화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 군산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군산환경운동연합, 김제정의평화행동, (사)동아시아갯벌연구소,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중가요노래패 놀자, 민중민주당,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백석제를사랑하는시민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전북도당,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생명평화마중물, 생명평화전북기독행동,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세아베스틸실천투쟁도노동자회,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전교조전북지부, 전농전북도연맹, 전북기본소득당(준),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불교환경연대(준), 전북생명의숲, 전북여성단체연합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장애인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여농전북연합, 전주시민회,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주푸드생산자협회, 정의구현사제단전주교구사제단, 정의당전북도당, 진보광장, 진보당전북도당,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평화바람, 프리데코, 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김연태, 김현수, 남지숙, 박성수, 박수택, 박욱현, 박효영, 방선영, 이난희, 주용기, 진경은, 최갑성, 황윤 (단체 47개, 개인 13명)

◾문의: 공동집행위원장 (구중서 010-6795-1202, 김지은 010-2760-7723, 오동필 010-7459-1090)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강승수 신부님 지지발언>

인간이 생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 조건을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 비행기이고 공항건설입니다. 잠시의 편리와 효율을 누리자고 막대한 파괴를 전제하는 공항을 건설하는 것만큼 비이성적이고 어리석은 짓이 없습니다.

환경부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막개발을 막으라고 존재하는 곳인데, 오히려 환경파괴의 자격증을 발급해 주는 곳으로 전락해가고 있습니다.

국토부여! 당신들에게 누가 국토에 대한 생명학살의 면허를 주었단 말이냐?

환경부여! 당신들에게 누가 환경파괴의 면허증을 발급하라고 허락했더란 말이냐?

우리는 수라갯벌에 살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에 대한 학살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망칠 권한을 당신들에게 주지 않았다.

공항건설은 후손들의 미래를 빼앗는 범죄다.

우리는 당신들의 범죄행위에 동의할 수 없다.

유한한 지구상에서 무한한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허나, 그 욕망을 자극하고 그 욕망의 바벨탑을 쌓자고 부추기는 것이 현실의 정치이고 그 정치놀음에 장단을 맞추고 춤출 수밖에 없는 집단이 공무원들이라면 우리가 저들을 막아야 합니다.

공무원들이여 부디 용기를 내기 바랍니다.

하느님과 우리가 당신들에게 부여한 권한으로 세상과 우리를 망치지 말고 부디 모두를 살리는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들이 용기를 내어 생명을 선택한다면, 시간이 흘러 당신들과 우리의 여정이 마쳐지고 나서 당신들의 현명함과 헌신에 역사가 경의를 표할 것입니다.

그레타 툰베리의 경고의 말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세대는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여러분의 배신을 눈치 채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미래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로 정하신다면 저는 분명히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여러분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상임대표님 지지발언>

나는 흰발농게입니다.

오늘 이곳까지 오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산과 들의 허리가 잘려 만들어진 길에는 비인간들인 우리 형제들의 죽음이 널려 있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빛을 내뿜는 도시를 지나면서 빛에 가려지지 않는 그늘 속에서 인간들의 고단함과 고통의 신음소리도 듣고 보았습니다.

나는 흰발농게입니다.

인간들이 이 땅에 살기 전부터 우리는 수많은 생명들과 오손도손 살아왔습니다. 인간들이 우리의 터전을 망가뜨리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를 떠나 세종시 환경부까지 찾아온 이유는 자신을 낳고 길러준 환경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돌보고 보존하는 것이라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흰발농게입니다.

인간들처럼 학교에 다니면서 배운 것은 없지만 자신의 목숨 줄을 무슨 잣대로 평가를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덤을 스스로 파면서도 발전이라 하고, 모두가 잘 살기위한 선택이라고 하니 지구별에 이보다 어리석은 생명체는 인간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웃는 지구」라는 시의 일부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하나뿐인 것들에게/ 잘하자/ 섭섭하게 하지 말자/ 함부로 하지 말자 // 하나는 하나다/ 너는 나이고/ 나는 너이고 /결국 지구다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입니다. 인간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인간 형제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를 것입니다. 그 모든 생명들의 도움으로 인간도 하루의 생명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를 부어 숨을 쉴 수 없도록 한 도로의 가로수가 끝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인간들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흰발농게입니다.

환경의 다른 이름은 강이고 바다이고 땅이고 하늘이고 나무이고 흰수마자이고 저어새이고, 금개구리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할 이웃들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비인간들의 아픔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인간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밉니다. 새만금의 마지막 수라갯벌을 지켜주십시오. 흰발농게가 보이지 않는 날이 인간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무게는 같습니다. 함께 살아요. 함께. 고맙습니다.

<대전녹색당 오현화 운영위원장님 지지발언>

우리는 오늘 집회를 시작하며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사라져간 뭇생명을 위한 묵념을 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켜서 겨우 공항, 아무런 유익이 없는,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짓는 다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수라갯벌은 8km가 넘는 대형 갯벌이었으나 개발이 시작된 이후 그 면적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손바닥만한 면적만 남았지만 여전히 수라갯벌은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는 수많은 저어새와 철새들의 서식지 및 먹이터인 갯벌이자 염습지입니다. 갯벌복원정책이 추진된다면 더 많은 생명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토부의 눈에 그 땅은 비어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수라갯벌은 비어있는 땅이 아닙니다. 시민단체의 조사에서 보고된 1만 개체의 흰발농게 서식 현황이 국토부 보완서에 단 1 개체만으로 기술된 것은 국토부가 이 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반영합니다. 환경부가 이러한 국토부의 보고서에 동의한다면 자연을 빈땅이자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그 시각에 동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 28일 환경부는 새만금 생태환경단지(1단계) 준공 기념식에서 탄소흡수원 확충과 함께 새만금을 찾는 방문객을 위한 생태체험 및 교육공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쪽에서 무자비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용인하면서 그 일부를 “생태”와 “보존”의 이름으로 포장해 생색내기 하는 그 뻔뻔함에 분노합니다. 환경부 장관님은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신공항건설을 단호히 반대하지도 못하면서 미래세대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니라고 하는 것에 아무런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십니까. 정부는 이제라도 새만금 신공항을 포함한 전국의 10개의 신공항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뭇생명과 지역주민과 미래세대가 더불어 살 수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준비해야합니다.

잠깐 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는 젊어서 사업에 성공하여 고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고향에서는 마을 앞 바다를 메우는 간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삼 년의 기간동안 할아버지는 갖은 애를 쓰며 좋은 흙과 모래와 자갈을 가지고 바다를 메웠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이 계속 들어와 어려움이 계속되어 할아버지는 결국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은 자연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하시고 간척을 중단하셨습니다. 좋은 흙으로 바다를 간척하다 만 이 땅, 실패라고 생각했던 땅은 두 세대가 지난 지금 해마다 수많은 철새가 쉬어가는 철새 도래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성공의 유산은 지금 볼 수 없지만 실패의 유산은 뭇생명이 누리는 장소로 남았습니다. 할아버지 세대의 포기와 실패가 오늘날 어떻게 자연과의 공존으로 남았는지를 보며, 우리 세대의 새만금 간척 사업이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짐을 남겨 다음 세대가 적자와 콘크리트 덩어리의 뒤치닥거리를 할지 혹은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시작하는 찬란한 실패의 시작이 될지는 우리세대의 손에, 정부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환경부는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지 이름값에 맞는 결정을 하길 촉구합니다.

녹색당은 국토부가 발견한 흰발농게 1마리와 더불어 당신들이 보지못한 수많은 생명들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