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야 저어새야 사라지지 말아라] 청소년환경동아리 4월 활동

지난 4월 28일 전북녹색연합 청소년 환경동아리 친구들은 만경강 하구로 가서 저어새를 만나고 왔습니다.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주는 웃음을 가진 다원, 깜짝 놀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는 조용한 유나, 곤충과 지독한 사랑에 빠진 주한, 고3의 애처로운 눈과 어깨를 가지고 온 새의 애인 승준. 함께 한 동아리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 만나는 저어새를 소개해주시고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해주신 분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오동필 선생님이셨습니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새만금의 생태를 모니터링하시며 새만금을 아파하고 복원을 위해 애써주시고 계시는 아주아주 멋진 선생님이십니다.

우리는 어은갯벌‘이었던’ 매립지와 옥구염전‘이었던’ 곳을 지나 수산교 위에 섰습니다. 바다를 막아 지금도 끊임없이 매립되고 있는 끝도 보이지 않는 모래땅 옆에, 너무나 고맙게도 올해에도 저어새가 와주었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저어새들은 아직 어려서 번식에 참여하지 않는 새들이라고 해요. 어른 저어새들은 지금은 번식을 위해 대부분 칠산도에 있다고 합니다. 저어새 2마리와 노랑부리저어새 5마리가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동필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저어새는 부리에 섬세한 감각이 있어 우리가 손을 쓰듯이 부리를 이용해 먹이를 찾는다고 합니다. 부리를 좌우로 휘이휘이 저어가며 먹이활동을 한다해서 붙여진 이름 저어새. 영문명으로는 black-faced spoonbill이라고 하는데, 이름을 짓는 관점에 대해서도 잠시 짚어주셨어요. 얼굴생김새를 보고 이름을 짓는 것과 행동을 보고 이름을 짓는 것의 차이.

저어새가 먹이활동 하는 것을 보면서 주한이가 말했어요. 저어새의 부리모양과 먹이활동모습이 먹이활동에 불리하다구요. 그러니까요, 부리끝도 동그란데다 저렇게 계속 물을 젓고 다니면 물고기들이 다 도망갈텐데 말이예요. 그런데 오동필 선생님은 다른 생각을 제기해주셨어요. 가만히 있다가 물고기를 포획하는 새들과 달리 저어새는 물고기들이 몰리는 곳을 잘 알고 그곳에서 먹이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새라고 합니다. 먹이활동에 불리한 부리생김새를 적극적인 행동으로 극복하려던 게 아니었을지 짐작해봅니다.

저어새의 서식지는 수심이 얕고, 물골이 다양한 형태의 복잡한 생태계가 적합한데 새만금 매립으로 인해 서식지가 너무너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매립이후 저어새는 80% 이상 그들의 서식지를 잃었다고요. 저어새뿐일까요? 새만금 개발 전에는 10만-20만 마리의 도요물떼새가 만경강 하구와 옥구염전 하늘 위를 휘감았다고 합니다. 빈 하늘을 휘저으며 그때의 풍경을 설명하시던 오동필 선생님의 손짓에는 짙은 아쉬움과 아픔이 새겨져있었습니다. 저어새와 마찬가지로 새만금의 넓고 풍요로운 갯벌을 찾았던 도요새의 수도 하염없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어새를 보고 돌아가려던 길에 흑꼬리도요 무리들을 만났습니다. 쉬지 않고 이곳까지 1만km이상을 날아왔다는 흑꼬리도요. 그 먼 거리를 쉬지 않고 날아오면서 자기 몸무게의 40% 이상이 줄어든다고 해요. 먹이 먹을 기운이 없어 먹이터에 앉지 않고, 바위에 앉은 도요를 말씀해주시는데 그 고단함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먹먹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날아온 도요새들에게 간신히 조금이라도 남은 먹이터가 사라진다면 아,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저어새와 흑꼬리도요만이 아니라 민물가마우지, 오리, 붉은머리오목눈이,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학도요도 만났고요. 정지비행하고 순식간에 직각으로 뚝 떨어져 먹이활동을 하는 재밌는 쇠제비갈매기도 보았고, 짝짓기와 산란에 온 존재를 쏟고 있는 잉어들도 보았습니다.

새만금이 매립되기 전,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가 막히기 전, 이 넓은 바다와 갯벌에는 수많은 새들과 물고기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많은 생명들이 살았습니다. 어민들 또한 이 풍요로운 바다에 기대어 살았었고요. 이제 바다도 갯벌도 사라지면서 이 귀한 생명들도 같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2천-3천여 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 이들의 번식지와 월동지가 같이 있는 유일한 땅이라고 하는 한국, 이곳에서 인간의 개발에 의해 하나의 종이 영원히 영원히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면 너무 괴롭고, 미안합니다.

아직 새만금에는 과거 갯벌의 경사면을 가지고 있는 원형갯벌이 적지만 아주 일부 남아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의 새만금 매립을 중단하고 이곳만이라도 지켜내어 바닷물을 계속 들어오게 한다면 그 먼 거리를 목숨을 다해 날아온 도요새들에게, 몇 마리 남지 않은 저어새들에게 그리고 갯벌에 기대어 살았던 어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한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수산교를 떠나 우리는 군산대로 향했습니다. 환하고, 따뜻한 봄볕 덕분에 꽃도, 나무도, 그늘도, 사람들도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그곳에서 빈 광목천 하나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씩 채워나갔습니다. 저어새 지킴이가 되어줄 든든하고 사랑스러운 유나, 다원, 주한, 승준과 함께.

“저어새야 저어새야 사라지지 말아라”

 

 

 

 *덧붙이며: 승준아! 힘내^^ 저어새랑 같이 응원할게. 기운 팡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