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의 생태와 환경]장안산

2009년 6월 29일 | 회원소모임

△장안산은

장안산은 백두대간 영취산(1,075.6m)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호남정맥이 시작하는 첫 번째 산이자 호남정맥에서 최고 높은(1,237m) 산이다. 선조들에 의해 장안산은 우리나라 12대 종산 가운데 하나이자 호남정맥의 종산(宗山)으로 불렸다.

[imgright|6.jpg|300| |0|1]과거로부터 우리선조들은 나라의 으뜸 산과 강을 각각 12개 선정하여 12종산과 12종강으로 불렀는데, 여암 신경준(1712~1781) 선생이 작성한 ‘여지고’에는 삼각산, 백두산, 원산, 낭림산, 두류산, 분수령, 금강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장안산, 지리산을 12대 종산으로 기록하고 있다. 삼각산을 맨 먼저 언급한 것은 왕이 살고 있는 한양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자 백두산을 국토의 출발지로 보는 지리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현재 장안산 정상의 정상석에는 “장안산이 ‘한국지리총론’에 의하여 우리나라 8대 종산”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는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지리인식으로 보기 어렵다. 8대 명산으로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덕유산, 치악산, 장안산이 거명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남쪽에 위치한 산을 중심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12대 종산은 경관이 뛰어나 명승, 신앙의 의미, 고을의 진산 등을 종합하여 선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안산은 호남정맥의 종산이자 매우 영험한 산이어서 조상들은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천제)를 지냈는데, 기우제를 지내는 인파의 줄이 장수읍쪽으로 5∼6km의 행렬을 이룰 정도였다고 한다.

장안산은 전북 장수군 장수읍, 계남면, 번암면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1986년 8월 18일 장수군에 의해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87년 발표된 조사자료에 의하면 장안산에는 신갈나무, 미역줄나무, 층층나무, 개서어나무, 쪽동백나무, 졸참나무 등이 우점하고 있으며 515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장안산에 대한 자연환경조사는 매우 미흡하여, 포유류와 곤충 등 생태계전반에 대한 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다. 현대에 이르러 호남정맥의 우두머리격인 종산을 군립공원으로 관리하는 것도 격에 맞지 않는 것이지만 생태계에 대한 조사도 너무 미흡하다. 아마 호남정맥이 온전히 복원되는 날 장안산의 지위도 제대로 인정받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