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하천은 차도가 아니라, 물길이며 자연의 길이다.
– 홍산․서곡교 언더패스 설치 재추진을 반대한다 –
전주시의회 박진만의원이 시정질의를 통해 서곡교 교통혼잡 문제와 이의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홍산․서곡교 언더패스 설치를 다시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주시장도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언더패스 설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북녹색연합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홍산․서곡교 언더패스 설치에 대하여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필요하다면 공개토론회 등을 거쳐 서곡․홍산교는 물론 삼천과 전주천변의 도로개선을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현재의 홍산․서곡교 언더패스 설치 추진안은 근본적인 교통정체 해소책이 아니며, 땜질처방에 불과하다. 현재의 안은 가련교 방향에서 홍산교 방향으로 1개 차로를 900여m 설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해당 차로가 왕복6~7차선이어서 삼천의 다른 언더패스와 달리 양방향 언더패스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편도1개 차로만을 설치하는 것은 반쪽짜리 땜질처방에 불과한 것이다.
더욱이, 언더패스를 설치한다하더라도, 홍산교를 지난 차량이 전주서중학교 등의 앞 도로에서 좌회전 대기차량과 신호대기 등으로 교통정체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교통대책이 되지 못하며, 언더패스에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교통혼잡이 오히려 가중될 수도 있다.
둘째, 홍산서곡교 구간의 삼천은 넓은 갈대밭과 모래톱, 산지가 인접한 하천으로 인해 멸종위기1급인 수달과 다양한 철새가 날아드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전주시에서도 삼천생태하천복원사업을 통해 해당구간과 주변지역을 수달서식처로 복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수달의 로드킬을 불러오고 하천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언더패스를 설치하는 계획은 전주시의 하천정책에 위배되는 것이며, 하천을 재자연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다.
셋째, 지역주민들 또한 학생들의 통학로 단절 및 교통사고 위험, 아파트 진출입로 교통혼잡 등의 이유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하상도로(언더패스)는 하천변에서 운동 및 산책을 하는 시민들에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준다.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이다.
하천과 하천변에 도로를 만드는 일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며, 자동차중심의 도로교통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천의 경관과 생태계, 시민전체의 편의를 위해 하천을 재자연화하고 있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전북녹색연합은 교통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하천생태계와 주민편의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홍산/서곡교 언더패스 설치에 다시 한 번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
더불어 필요하다면, 해당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교통대책과 전주시 하천과 하천변 도로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전주시, 시민단체, 지역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 볼 것을 전주시에 제안한다.
2012. 12. 10
■문의: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010-6253-8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