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및 발언문] 전북환경청은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즉각 반려하라! (2025.10.27.)

2025년 10월 27일 | 공지사항, 메인-공지, 보도자료, 활동, 활동보고, 활동소식

<기 자 회 견 문>

전북환경청은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즉각 반려하라!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를 요청하는 국내외 전문가 그룹>의 134인은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환경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려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전북지방환경청에 발송한다. 이들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는 무더기 부실과 누락으로 보완이 불가능하다.

첫째, 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 및 서천갯벌을 비롯한 인근 조류 서식지에서 공항 건설 및 운영이 조류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 평가가 부실하며, 영향 예측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저감 방안이란 무의미하다. 둘째, 위 문제와 연결되어, 종들의 생태적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조류와 항공기들이 시간/공간적으로 어떻게 중첩될지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새만금신공항 부지뿐 아니라 그 주변의 거대한 습지와 초지도 모두 조류서식지로, 수십 만 개체에 달하는 조류의 서식지, 번식지 및 기착지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조류충돌 위험에 대한 영향 평가가 부실하며 보완은 불가능하다. 셋째, UNESCO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습지인 서천갯벌에 대한 유산영향평가가 누락되어 세계유산 보전 원칙에 명백히 위배된다. 넷째, 조류충돌 저감 대책은 곧 조류를 퇴치하고 서식지를 제거하는 생물다양성 파괴일뿐더러 이미 일어난 제주항공-무안공항 참사에서 보듯 실효성이 떨어진다. 다섯째, 새만금 방조제 내부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과소 평가, 생물다양성 상위법, 국제조약 위반의 문제가 있다. 여섯째, 새만금 내해 준설 평가가 누락되어있다. 준설이 어느 깊이일 때 데드존이 얼마나 악화되는지, 어떤 저감 대책으로 데드존 피해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정량적인 분석이 없다. 이런 분석 없이 준설 규모를 임의로 정해 버렸다. 일곱째, 기후위기로 증대된 침수, 해일, 태풍 등의 재난 가능성을 과소 평가했으며, 감축약속를 위반하는 갯벌파괴와 신공항 건설은 기후위기 상위법 위반, 국제조약 위반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요청은 근거에 기반해 있으며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1심 판결 취지와도 일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와 전북 정치인들은 노골적으로 환경부, 그리고 그 산하 전북지방환경청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기후부(구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장관에게 “새만금 신공항이 성공적인 친환경 공항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환경부(기후부)가 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토부와 적극 소통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외압을 행사했다. 독립된 부처인 기후부에게 국토부의 뒤처리 담당 하수인이 되라고 굴욕적으로 주문하는 망언이다. 신영대 의원(민주당)은 “과거에 새만금 방조제 공사 관련해서 환경단체가 소송을 걸면서 실제 모든 개발 자체가 멈췄던… 새만금 신공항 문제도 마찬가지일 우려”라며 압박을 가했다. 이성윤 의원(민주당)은 심지어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서울고등법원장에게 “전북 도민들의 간절함이 새만금 공항에 담겨있다”며 “전북 도민들의 소망 등을 생각해 재판에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사법부에까지 압력을 행사했다. 부처와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이 국회의원들은 감사의 자격이 없으며, 거꾸로 감사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패소 이후 세금과 행정력을 낭비해가며 새만금신공항 강행을 위한 5개의 태스크포스를 꾸린 전북도는 21세기 탐관오리라 할 수 있다. 압도적인 패소를 당한 행정소송의 결과 앞에 반성하고 그간의 혹세무민에 대해 도민 앞에 사죄하기는커녕, 세금을 들여 항소심·집행정지신청에 대응하고 있다. 판결문에서 거짓과 위법이 낱낱이 드러난 피고 국토교통부 역시 파렴치하게 항소를 이어가면서 전북도와 협력 중이다. 전문가들의 의견과 법원의 판결에서 공통적으로 이미 불가능한 탁상공론으로 지목된 야생조류 대체서식지 조성 방안 운운하며 거짓을 다시 거짓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 조류 충돌 위험성, 경제성 부족, 생태계 영향, 공항의 불필요성 등 모든 핵심 쟁점이 반박이 불가능한 것임에도 행정력과 세금을 퍼부어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

<공동행동>과 <전문가 그룹>은 전북도와 전북 정치인들의 외압 행사, 거짓 선전, 세금과 행정력 낭비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오직 진실에 근거해 환경청의 본분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미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를 가리키고 있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기후부와 전북환경청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중단하라!

전세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하라!

생태파괴, 조류충돌, 세금낭비, 준설 데드존, 기후위기 가속화, 세계유산 훼손, 국내법과 국제조약 위반, 새만금신공항 백지화하라!

2025년 10월 27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를 요청하는 국내외 전문가 그룹

※ 첨부

1) 기자회견 발언문1: 정회옥 군산대학교 명예교수

2) 기자회견 발언문2: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첨부1)

<기자회견 발언문1: 정희옥 군산대학교 명예교수>

오늘 저는 갯벌의 기후위기 대응능력이 대단히 크다는 것과 그래서 수라갯벌에 공항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며 우리 사회에 ‘지구온난화’ ‘1.5도’, ‘이산화탄소’,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상기후는 올해 경상도와 강원도를 휩쓸었던 산불과 여름 내내 지속되었던 폭염과 폭우, 홍수처럼 일년 내내 우리를 위협하며 경제적, 인적 피해를 줍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건설.배달 노동자, 노인, 농민과 어민, 빈곤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라는 것입니다.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인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산업을 발전시키며 대량으로 생산, 유통,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그 밖의 온실가스들이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키며 일어납니다.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약자로 IPCC, 우리말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라고 불리는데, 전 세계 수천명의 대기, 해양, 생태, 생물, 경제, 사회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의 , 발생빈도와 규모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사회적 피해와 인명 피해 등을 예측합니다.

2022년에 발표된 IPCC working group II 는 6th 평가 보고서에서 인간사회가 어떠한 사회경제 구조와 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번에서 5번까지 다섯 가지의 공유 사회 경제경로를 정하고, 각 경로에 대해 지구대기온도 상승과, 이에 따른 경제적피해와 인명피해를 예측하였습니다. 위 다섯 개 경로 중 대한민국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로 4번과 5번에 해당합니다. 이 경로는 인간과 자연, 생태계를 배려하지 않고, 오직 경제적 성장을 위해 자연과 노동을 착취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같은 사회를 대표하는 경로입니다.

IPCC 의 예측에 따르면, 우리가 앞으로도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살아간다면 2050년, 대한민국의 기온은 약 3도 정도 상승하고 GDP손실은 7%에 달할 것입니다. 이것은 수백조원 경제적 손실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녹색전환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탄소 저배출을 선택한다면 경제적 피해 규모를 1%대로 낮출 수 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GDP 성장률이 2% 정도였다는 것을 상기하면, 이 보고서의 의미는 간단명료합니다. 이제는 자연과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발전을 내세워 경제성장만을 고집한다면, 얻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본다는 것입니다.

IPCC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자연기반해법으로 갯벌과 숲을 살리는 정책을 권고합니다. 우리나라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가 갯벌에 흡수, 퇴적되어 대기권에서 격리됩니다. 갯벌을 간척하면 이렇게 강력한 기후변화대응 능력을 상실합니다. 우리는 1970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갯벌의 40%를 간척으로 잃었습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님, 김관영 도지사님! 무분별한 발전을 내세워 경제성장만을 고집하며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면 자연재해로 인해 발전은 커녕 경제가 후퇴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그렇다면 당신 무지합니다. 알면서도 개발, 개발을 외치며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개발 바람을 일으키려한다면 당신은 무지할뿐더러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무지하고 나쁜 사람이 정치를 해서는 안되지요!

장관님과 도지사님. 지난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 건설취소 판결에서 왜 패소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에 공교롭게도, 재수없게도 생태적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이상한 판사들이 모여있어 패소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동안 기후위기를 겪으며, 극히 소수가 사업비용을 쓸어가는 국책사업의 행태를 지켜본, 우리 사회 저변을 구성하는 평범한 보통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당신들이 외치는 개발이 전북도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보통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는커녕,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여 훨씬 더 큰 재앙 불러온다는 진실에 눈을 떴습니다. 이번 국토부의 패소 판결 배경에는 그동안 우리사회 저변에 형성된 생태적 감수성 높은 많은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러니 이젠 제발 개발 개발 하지 마세요! 우수수수 표 떨어지는 소리 들립니다. 이젠 그만 항소 취소하시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항소취하하고 전북지방환경청에 중단된 새만금신공항 착공절차를 서두르라는 부당한 외압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전북지방환경청은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십시요!

첨부2)

<기자회견 발언문2.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명예교수>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김연태 공동대표 대독)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동지 여러분!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승소의 기쁨은 잠시뿐이었고 우리 새만금 갯벌이 건강하게 숨쉴 수 있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동지 여러분들께 오늘 기자회견 현장에 나타나 힘이 돼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우리 정부의 군장산업단지 건설사업과 더불어 새만금과 금강 하구 지역의 개발사업에서 장항 갯벌이 제외되는 데 대한 반발로 충남 서천군민의 대정부 농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역발상 제안의 결과로 설립된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새만금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때로는 생태전문가로서 반대 의견을 내거나, 또 때로는 당시 새만금개발청장님께 이웃 기관장으로서 직접대면 상황에서 쓴소리를 쏟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인근에 이미 멀쩡하게 군산공항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수라갯벌에 신공항을 짓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정부 정책에 분연히 맞서던 동지들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개발 주최에게 유리한 의견을 내줄 연구진을 찾아 때로는 반복적인 환경영향평가를 받아내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해왔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건설 사업에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때까지 보완, 재보완을 반복하는 전북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는 그동안 저 같은 학자들이 지적해온 불공정한 평가 사례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학문적 양심의 잣대에 비춰볼 때 만일 일체의 외압 없이 공정한 평가 환경이 주어졌다면 전북지방환경청의 생태전문가들은 진작에 반려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미 명확한 법원 판결이 내려진 마당에 전북지방환경청은 하루 속히 누가 봐도 명백하게 잘못된 평가를 반려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리며 새만금 갯벌이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올 그날까지 저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