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2.(월)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3차 천막농성 84일차: “모든 생명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2022년 5월 3일 | 공지사항, 메인-공지, 활동, 활동보고, 활동소식

<2022.05.02.()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3차 천막농성 84일차: “모든 생명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를 위한 3차 천막농성은 귀한 친구들의 발걸음과 손길로 고맙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번 천막농성 일지를 공유드리고 어느새 또 훌쩍 많은 날들이 흘렀네요.

 

그 사이 여러 소식들이 있었습니다. 전라북도지사 민주당 경선후보에서 컷오프를 촉구했던 송하진 지사가 탈락했지만, 송하진 지사와 다를바 없이 여전히 새만금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일삼는 김관영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되었습니다.

 

제주제2공항을 주장했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국토부장관 후보로 지명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숙제들을 내팽개치고 고작 토건자본만 배불릴 뿐인 가덕도 신공항 예타면제를 처리하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뒤를 잇는 윤석열 당선자는 새만금신공항,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등을 포함한 8개 지역공항공약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습니다.

 

하나 밖에 없는 공동의 생존토대가 붕괴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대통령이든, 지자체장이든, 장관이든 죄다 소중한 생명과 자연을 학살하고 착취하겠다는 이들이 득실대는 한국의 정치에 참담함과 분노가 끓어오르는 날들이었습니다. 이제 “화내기도 귀찮다”는 말씀으로 한탄스러워하는 분도 계셨지요..

 

죽이고 빼앗으려는 자본가권력에 절망스러운 날들의 연속이지만, 살리고 보태주려는 친구들이 새만금신공항 천막농성에 기꺼이 연대해주시고 계십니다.

 

환경부·국토부 청사 바로 앞에서 농성중이던 부동산 중개인 천막이 철수하게 되면서 그 자리에 새만금신공항 천막을 다시 옮기게 되었어요. 부동산 중개인 농성장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공유하자마자 고양에 사시는 제주녹색당원 박은서 선생님은 누가 ‘우리’ 천막자리를 선점할까봐 소식 듣자마자 천막자리를 지키려고 버스를 타러 밖으로 나오셨다가, 천막이사를 다음날 한다는 소식 들으시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셔야했던 해프닝이 있었답니다. 정의당세종시당 생태위원 최소영 선생님은 철거된 현수막 자리를 선점해야는데 하시며 걱정하시더니, 다음날 선전전에 오셔서 손목도 아프신데 비어있는 피켓자리마다 우리 피켓을 열심히 붙여놓으셨어요.

 

천막을 옮기는 날에는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고양시에서 달려오신 박은서 선생님, 정의당 세종시당 생태위원회 강형석 위원장님, 오동필 단장님, 최소영 선생님이 함께 열심히 짐들을 나르고 천막을 다시 세웠어요. 그간 청사주변은 온통 부동산 중개인 농성장 현수막으로 가득차 있어서 새만금신공항 현수막을 걸어놓을 공간이 없었는데, 마침 농성장 철수하면서 우리의 새로운 현수막들도 함께 걸수 있게 되었습니다. 봄볕 쨍쨍한 날, 땀 뻘뻘 흘리면서 얼굴과 목덜미가 다 빨개지도록 모두 애써주셨습니다. 생업들로 바쁘신 와중에도 오셔서 뭐라도 일손 보탤일이 있는지 눈에 반짝반짝 불을 켜고,현수막 하나라도 더 달려고 옆구리에 현수막을 안으셨어요. 그만 가시라고 해도 늦게까지 남아 사다리와 의자를 연신 오르락내리락하며 수십장의 현수막을 질끈 동여매어주셨습니다. 얼마 걸지 못하고 와서 마음에 걸리신다고.. 새로 건 현수막들을 보고 함께 뿌듯해하며 투쟁의지가 솟아난다고 말씀해주시는 친구들.

 

지구의 날에는 천주교대전교구 생태위원회에서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위한 거리미사를 봉헌해주셨어요. 이날 미사에는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뿐만 아니라 한국가톨릭기후행동, 세종카톨릭기후행동, 세종과 대전의 여러 본당에서 오신 활동가들님과 신자님들, 대전프란치스코재속회, 대전CLC, 정의당세종시당생태위, 제주녹색당,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친구들이 많이들 함께 해주시고 절실한 생명의 말씀들을 나누어주셨어요. 대전충남녹색연합의 문성호 대표님은 흰발농게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오겠다는 유쾌한 약속을 해주셨답니다. 4월 마지막 주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오셔서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위한 현장예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한 분 한 분 정성들여 기도를 준비해오시고, 성명서까지 훌륭하게 써오셔서 낭독해주셨어요. 불교신자인 오동필 단장님은 어쩐일인지 예배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해요. 마무리 인사 하시면서도 울컥 하셔서 덩달아 그렁그렁했어요. 단장님 우시는 모습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눈물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금요일 선전전에는 제주 강정평화네트워크의 엄문희 선생님이 멀리 제주에서 오셔서 환경부·국토부 공무원들에게 묵직하고도 먹먹한 거리연설을 들려주셨고, 더불어 세종의 친구들이랑 제주녹색당 박은서 선생님과 함께 어떻게 하면 새만금신공항, 제주제2공항, 가덕도 신공항 등 신공항 투쟁을 전국적인 저항으로 만들어 공동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누었어요.

 

환경부 평가서 공개 촉구 공문행동에는 김회인 신부님, 희음님,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연구의 김종환님,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기후위기기독인연대, 전남녹색연합, 불교환경연대, 제비기후행동에 이어 여성환경연대, 녹색연합, 환경정의, 노동당부산시당, 구로기후위기비상행동, 남서여성환경연대 더초록, 멸종반란이 소중한 동참으로 연대해주셨습니다.

 

든든한 먹을거리와 투쟁기금도 보태어주셨어요. 정의당세종시당 송영욱생태위원님이 컵라면과 생수를, 가브리엘라 수녀님이 홍삼진액을, 엄문희 선생님이 두유를, 본부 녹색연합 김진아 활동가님이 비건 도넛을 살며시 포근하게 놓고가셨어요.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도 귀한 투쟁기금을 보태어주셨습니다.

 

그리고 2주가 넘은 시간동안 많은 분들이 천막농성 지킴이를 맡아 아침·점심·저녁 선전전을 하고, 차소리가 거대한 파도소리처럼 진동하는 천막에서 잠을 청하며 농성장을 지켜주셨어요.

 

특히 세종기후행동에 참여하고 계시는 정의당세종시당 생태위원회의 숨은 덕이 깊어요. 최소영 생태위원님은 귀한 휴무일인 월요일마다 천막농성장으로 달려와 한 주의 투쟁을 활짝 열어주셨어요. 아침을 수라갯벌에서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 또 일하고 계시는 와중에도 짬을 내어 금요일 점심 선전전 마다 오셔서 긴 시간 함께 해주시고, 마음 움직이는 연설로 선전전에 힘을 실어주시는 분, 수라갯벌에 더 없이 고마운 친구입니다.

 

최소영 선생님이 천막농성장의 한 주 투쟁을 열어주는 친구라면, 강형석 생태위원장님은 매주 금요일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한 주의 투쟁을 마무리해주시는 친구입니다. 또 매번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씀으로 천막농성 지킴이를 살뜰히 챙겨주시는데, 부탁드리기도 전에 비어있는 선전전 시간대에 지킴이 당번을 찾아주시고, 급하게 지킴이 요청을 부탁드릴 때에도 슈퍼맨처럼 나타나 해결해주십니다.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해 삭발하신 머리가 완전 멋지게 어울리는 문경희 생태위원님도 휠체어 이동이 힘드실텐데도 금요일 점심 선전전마다 오셔서 휠체어 위에 커다란 피켓을 들어주시며 귀한 힘을 보태어주셨어요.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에 대해서도 죽임을 용인해 놓고 나중에 조사하고, 평가하라는 꼴이라며 일갈하셨지요.

 

송영욱 생태위원님도 장애인차별철폐 삭발투쟁에 동참하여 멋진 삭발을 하고 나타나셨는데, 매번 급하게 아침 선전전 요청드릴 때마다 비가 와도 나오셔서 연대하셨습니다. 천막에 필요한 것들을 조용히 챙겨주시고, 늘 묵묵히 피켓을 들고 서계시는 분. 생업때문인데도 천막 이사할 때 못 와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건네시는 분.

 

세종기후행동에 참여하고 계시는 세종카톨릭기후행동의 신소영 대표님과 신자님들, 가브리엘라 수녀님도 금요일 점심 선전전마다 어김 없이 오셔서 든든히 연대하시고 계십니다. 신소영 대표님은 어느 날엔가 분홍빛 고운 원피스를 입고 오셨는데, 원피스가 예뻐요라고 했더니, 수라갯벌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생명들을 생각하며 입고 오셨다고 말씀해주셔서 덩달아 환해졌었어요. 거리 미사 때 새만금 신공항 발언을 들으시며 줄곧 눈물을 흘리시는 분, 선전전마다 애정어린 사진들을 담아주시고, 만나면 반가워서 절로 손바닥을 마주치게 되는 분.

 

제주녹색당원이면서 고양시에 사시는 박은서 선생님도 찡-한 마음으로 새만금신공항 투쟁에 함께 하십니다. 매번 몇 시간씩 버스를 타고 세종까지 오셔서 멋진 피켓을 만들어주시고, 함께 할 친구들을 모아주시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엇이라도 연결하려 마음써주시는 분.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천막농성장을 ‘우리’ 천막으로 부르시는 분.

 

세종환경운동연합의 박창재 사무처장님도 갈비뼈와 다리를 크게 다치신 후에 아직 온전히 쾌유되지 못하셨는데도 오셔서 선전전을 함께 해주셨어요. 한 분 한 분 너무도 고맙고, 눈물 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의 김연태 대표님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단장님, 전북녹색연합 김지은 사무국장이 소중한 친구들의 연대와 함께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천막농성 84일차인 오늘은 강형석 위원장님이 아침 선전전에 애써주셨고,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방세진 회원님이 전주에서 오셔서 종일 지킴이를 맡아주시고 내일 아침까지 농성장을 지켜주십니다.

 

지난 2~3주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농성장에 지킴이로, 선전전으로, 기도로, 후원물품으로, 투쟁기금으로, 눈물로, 땀으로, 손길로, 먹먹한 마음으로 함께 하신 가브리엘라 수녀님, 강형석 선생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김연태 선생님, 김진아 선생님, 문경희 선생님,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대전프란치스코재속회, 대전CLC, 박은서 선생님, 박창재 선생님, 방세진 선생님, 송영욱 선생님, 신소영 선생님, 엄문희 선생님,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오동필 선생님,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조성희 선생님,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과 대전 여러 본당에서 오신 신자님들, 정의당세종시당생태위원회,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최소영 선생님, 한국가톨릭기후행동 친구여러분 모두모두 거듭 고맙습니다. 분노와 사랑과 연대로 자본가권력의 끝모를 착취와 학살을 멈추게 할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천막 옮겨온 자리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자리예요. 새로운 자리에서 더 신나게 투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새만금신공항 철회 현장예배에서 낭독해주신 성명서 마지막 말씀을 밀린 농성일지 마무리로 대신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한 사람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뭇 민족에게 공의를 베풀고, 끝내 세상에 공의를 세울 한 사람이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며 진리로 공의를 베풀 사람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어둠의 빗장을 풀고, 억울하게 갇힌 이를 풀어주며, 눈 먼 사람들의 눈을 띄워주는 그가 올 때 바다와 바다의 모든 생명들, 항해하는 이들까지도 기쁨의 새노래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공의를 세우는 일을 위해 싸우는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진리로 싸워 공의를 이루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 생명들을 살리며, 모든 생명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우리는 끝까지 공의를 세우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정부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