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새만금 신공항 반대를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며 본질을 왜곡하고, 명분 없는 적자공항 무리하게 강행하려는 집단을 규탄한다!

2021년 6월 23일 | 메인-공지, 활동소식

<규탄 성명서>

새만금 신공항 반대를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며 본질을 왜곡하고,

명분 없는 적자공항 무리하게 강행하려는 집단을 규탄한다!

 

전주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전라북도 경제, 건설 분야 등의 단체들이 6월 21일 전북도청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건설 추진연합’(이하 추진연합) 출범식을 열었다. 추진연합은 출범식 성명에서 새만금 신공항 사업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만금 신공항 건설 백지화 요구를 정치적 음모로 몰아갔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토건자본과 일부 정치권의 이득 등에만 기여할 뿐인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마치 전북도민 전체의 숙원사업인양 둔갑시키며 도민갈등을 날조하는 추진연합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추진연합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50년 항공오지의 서러움을 떨치며” 전북발전을 가져올 날개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라북도는 항공오지가 아니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 바로 옆에는 한국공항공사에서 운영하며 민간항공이 취항하는 군산공항이 있다. 국내 총 14개 지역공항 중 8개의 공항이 군산공항과 같은 민·군 겸용공항이다. 추진연합은 이들 8개 지역도 항공오지로 부를 것인가? 추진연합은 거짓으로 전북도민의 서러움을 조작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공항을 “착공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건설사업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완료된 것처럼 왜곡하고 있으나, 현재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중일 뿐이며 이후 기본계획 수립, 환경영향평가, 실시설계 수립 등 중요한 절차들이 남아있다. 이러한 절차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착공할 수 없다.

 

추진연합은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요구를 “명분 없는 환경문제”로 반대하는 것이라 매도하며 전라북도의 소멸을 가속하는 일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공동행동이 제기하는 환경문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인류와 더불어 지구 생물종들은 심각한 생태계 파괴와 턱앞에 닥친 기후붕괴로 절체절명의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는 기후·생태계 붕괴를 막아내기 위하여 급격히 탄소배출을 줄이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그린뉴딜 정책과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선제 대응하겠다며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 신공항은 긴급하게 탄소배출을 줄여나가도 부족한 위기의 시대에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과 염습지를 매립함으로써 절실히 필요한 탄소 흡수원을 없애버리며,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을 말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올해부터 시범운영되어 2027년부터 의무이행에 돌입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와도 상충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는 2050 탄소중립과 그린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주요 탄소 흡수원인 갯벌생태계 복원계획을 추진중인데, 한쪽에서는 적자공항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갯벌생태계를 훼손하는 모순을 자처하고 있다.

 

한편 매우 보수적인 과학적 기준에 근거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2030년 새만금 신공항은 침수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가열화로 인한 강도 높은 해일 등 재난 위험에의 노출과 해수면 상승으로, 공항이 건설되더라도 운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절체절명의 생존위기 앞에 쓰지도 못할 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막대한 혈세를 들여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탄소 흡수원인 갯벌과 염습지를 매립하는 일이야말로 기후·생태계 붕괴를 가속화하고, 전라북도의 소멸을 가속화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추진연합 주장의 가장 심각한 오류는 새만금 신공항이 무조건 전북발전을 가져온다는 과대망상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이미 국토부 사전타당성 용역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고작 0.479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이 턱없이 낮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정부 스스로도 새만금 신공항이 또 하나의 적자공항으로 전락하리라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지금 운영되고 있는 군산공항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군산공항의 운항편수가 적은 것은 군공항이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없어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없음에도 예타면제를 얻어냈으니 공항만 건설하면 무조건 발전이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자, 공항의 최종 수요처가 항공사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한 무책임한 주장이다. 아무리 새만금에 국제공항이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수요가 불충분하여 항공사가 국제노선을 취항하지 않으면 투자기업이든 여행객이든 물류이동이든 공항을 이용할 수 없거나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즉 공항건설 자체가 무조건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항 건설에 앞서 수요조사는 매우 핵심적이며, 정교한 예측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새만금 신공항 수요예측은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검토 없이 매우 막연하고 불확실한 ‘수요창출’을 가정한 과대예측이자, 기후붕괴로 인한 영향과 코로나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이 불러올 환경적·사회적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허술한 예측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제2서해안 고속도로 연장과 KTX 무안공항 연결로 새만금 신공항 수요는 더 위축될 수 밖에 없음이 자명하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총 14개의 지역공항 중 10개의 공항이 매년 막대한 적자를 누적시켜왔는데, 특히나 2020년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14개 공항 모두가 적자에 허덕였다. 적자금액은 자그마치 2,154억원에 이른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10개의 지역공항에서 총 1,17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적자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된다. 추진연합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신공항 건설은 발전은 커녕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새만금 투자활성화와 동북아 물류거점을 위해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면 갯벌을 매립하고 멸종위기종들을 말살시키며 무리하게 적자공항을 지을 것이 아니라, 미군과의 협의를 통해 군산공항을 얼마든지 활용하면 될 일이다.

 

비행기는 운송수단 중 시간당 온실가스 발생량이 가장 많아 기차의 최소 20배에 달한다. 심지어 205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데 남아있는 탄소량의 4분의 1을 항공부문에서 소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기후·생태계 붕괴와 대규모 감염병 도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계획하였던 공항 건설을 철회할 뿐만 아니라 운영중인 공항도 폐쇄하고, 단거리 노선은 운항을 금지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비행기 이용은 부러움과 자랑의 대상이 아니라 기후붕괴를 가속화시키는 부끄러운 일로 인식되어 비행기 여행을 자제하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추진연합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항은 필수가 아니라 축소되고 규제되는 시설이다. 온 국민이 장기화된 코로나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속에서 고통받고 희생 당하고 있다. 기후·생태계 붕괴와 대규모 감염병의 경고를 계속 무시한 채 쓰지도 못할 적자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것은 토건자본과 일부 정치인들의 선심성 공약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심각한 시대착오이다. 더군다나 그 공항이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생명터인 수라갯벌에 기대어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 멸종위기종들을 지구에서 영영 사라지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라면,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야말로 명분 없는 전지구적 범죄행위이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예산을 낭비하고, 아무리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나가도 상관 없다는 식의 끔찍한 폭력성을 전북도민들에게 덮어씌우질 않길 바란다.

 

새만금 신공항은 결코 경제성과 환경성이 충돌하는 문제도, 개발논리와 보존논리가 갈등하는 문제도 아니다. 신공항 사업은 전북발전은 커녕 심각한 환경파괴와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을 동반하는 골치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추진연합은, 이러한 명백한 문제점들을 제기하며 새만금 신공항 건설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당연한 활동 배후에 정치적 이용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우리들의 배후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하여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 저어새이자 도요새이다. 무지막지한 서식지 파괴에도 고맙게 살아남아준 흰발농게와 금개구리이다. 기후·생태계 붕괴와 대규모 감염병으로 제일 먼저 희생되고, 고통받는 가난한 민중들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새만금의 마지막 원형갯벌인 수라갯벌이자 갯벌과 함께 살아갈 후세대들이다.

 

추진연합의 배후는 누구인가? 고작 적자공항이 전북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헛된 망상을 당연한 사실인양 강요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소중한 생명과 환경 파괴를 명분 없는 환경문제로 일축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전국의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이 곳곳의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유독 전북지역에서만 공항 건설을 발목잡고 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버젓이 군산공항이 있음에도 전북이 공항오지라며 도민들의 박탈감을 조장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공동행동의 활동을 불순한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며 새만금 신공항 사업의 본질을 왜곡하고, 명분없는 적자공항의 무리한 건설을 강행하려는 집단들을 거듭 규탄한다. 공동행동은 이들의 무책임한 거짓선동과 폭력적인 공항 건설 추진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21. 6. 23.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공동상임대표 : 김연태, 문규현, 하연호)

6.15전북본부, 겨레하나, 공공성강화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 군산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군산환경운동연합, (사)동아시아갯벌연구소,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중가요노래패 놀자, 민중민주당,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백석제를사랑하는시민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전북도당,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생명평화마중물, 생명평화전북기독행동, 세아베스틸실천투쟁도노동자회,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전교조전북지부, 전농전북도연맹, 전북기본소득당(준),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불교환경연대(준), 전북생명의숲, 전북여성단체연합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장애인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여농전북연합, 전주YWCA, 전주시민회,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주푸드생산자협회, 정의구현사제단전주교구사제단, 정의당전북도당, 진보광장, 진보당전북도당,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평화바람, 프리데코, 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김연태, 김현수, 남지숙, 박성수, 박욱현, 방선영, 이난희, 최갑성 (단체 46개, 개인 8명)

 

◾문의 : 공동집행위원장 (구중서 010-6795-1202, 김지은 010-2760-7723, 오동필 010-7459-1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