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9회

2021년 6월 19일 | 메인-공지, 활동소식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9회입니다.

29회 낭독에서는 체르노빌 핵사고 직후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되었던 화학 엔지니어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대학생 문한솔님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낭독 듣기???

혹은 유튜브에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를 검색해주세요.

 

 

많은 분들이 들으실 수 있도록 널리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29회 밑줄 긋기]

 

✏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요소, 즉 방사선에 의한 토양 오염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햇다. 우리를 체르노빌로 데리고 온 장교들도 별로 생각이 없는 사람들 같았고, 보드카가 방사선을 막는 데 도움이 되니 많이 마셔야한다고만 알고 있었다.

 

✏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삽이었는데, 사실상 내게 주어진 유일한 도구였다. 덕분에 구호도 생겼다. ‘삽을 들고 핵으로!’ 보호장비로는 마스크, 방독면이 있었지만 30도 더위에서 그걸 쓰면 바로 죽을 것 같아서 아무도 착용하지 않았다.

 

✏ 제 정신으로는 못할 일이었다. 땅을 뜯어내고 모든 살아 있는 것을 벗겨낼 수는 없지 않은가. 밤마다 술을 마셔대지 않았더라면 참아낼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정신이 못 견뎌냇을 거다. 수백 미터의 땅이 뜯겨나갔고 메말라갔다.

 

✏ 그리고 우리가 영웅이라는 말을 크게 강조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당을 열심히 판 사람에게는 대열 앞에서 표창장을 수여했다. ‘소비에트 연방 최고 매장인’이라는 명칭과 함께. 이것이 미친 행동이 아니면 뭔가?

 

✏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진짜 신랑 신부였다. 그들은 이미 이주해 다른 곳에 정착했지만, 역사를 위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라는 주위의 설득에 온 거라고 했다. 그것은 선전이었다. 마치 영화를 찍는 것 같았다. 어디서든, 죽은 땅에서도 살아남을 거라는 우리의 신화를 보존한 사람들이었다.

 

* 이반 니콜라예비치 즈미호프(화학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