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3회

2021년 6월 11일 | 메인-공지, 활동소식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3회입니다.

23회 낭독에서는 체르노빌 핵사고 당시의 사회 상황, 사람들의 심리, 체르노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일에 대한 벨라루스 의원의 이야기를 전북 생명의 숲 유지은, 박미연, 조슬지 활동가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 낭독 듣기 → https://youtu.be/uOYLnLS5mZo

많은 분들이 들으실 수 있도록 널리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23회 밑줄 긋기✏]

?구역으로의 첫 방문. 거기로 가는 길에, 모든 것이 회색 재로 덮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그런데 도착해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황홀했다! 봄의 초원에 꽃이 폈고, 숲의 녹음은 부드러웠으며 봄향기를 내뿜었다. ···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바로 아름다움과 두려움의 어울림이었다. 두려움으로부터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에서 두려움을 구별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반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대였다. 죽음의 낯선 얼굴이었다.

?우리는 감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감정은 삶을 풍요롭게 하면서도 파멸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이성적인 선택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자신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이성이 아닌 마음으로 판단한다.

?젊은 가족이었다. 그 가족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이용 식품이 든 병과 주스 팩을 받았다. 그 때 남자가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나눠준 음식과 주스는 그의 아이들을 살릴 수 없었다. 다들 뻔히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가 운 이유는, 알고 보니 그들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그들을 기억한다. 그러니 희망이 있다.

?“쥐, 바퀴벌레, 지렁이가 다 죽으면 토끼, 늑대가 죽지. 그 뒤에는 우리가 죽을 거야. 사람이 제일 끝에 죽을 거야.”

?3년 사이 풀밭에 앉아도, 꽃을 꺾어도 안 된다는 생각이 아이들 머리에 깊숙이 새겨졌다. 나무에도 올라가면 안 된다. ··· 그렇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게 해줄 수는 있지만, 어떻게 아이들에게 세상을 돌려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과거를,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돌려줄까?

?70년 동안 공산주의를 세웠고, 지금은 자본주의를 세우고 있다. 예전에는 마르크스를 섬겼지만, 지금은 달러를 숭배한다. 우리는 역사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체르노빌을 떠올리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누구인가? 자신에 대해 무엇을 이해했나? 우리의 세계에 대해?

* 게나디 그루세보이 (베랄루스 의원, <체르노빌의 아이들에게> 재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