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17회

2021년 5월 17일 | 메인-공지, 활동, 활동소식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17회입니다.

 

17회 낭독에서는 방사능 물질로 오염된 구역에서 동물들을 죽여 묻어야했던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조미정 님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 낭독 듣기 → https://youtu.be/5cUqK4UJPw4

 

많은 분들이 들으실 수 있도록 널리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17회 밑줄 긋기]

 

– “처음 죽인 동물은 여우였어요. 어렸을 때였어요. 두 번째로 죽인 건 큰사슴이었어요. 큰사슴을 죽이는 일은 다시는 없을 거라 맹세했어요. 그 두 눈망울에 감정이 가득했거든요.”

 

– “구역을 두 달 동안 돌아다녔는데, 그 사이에 우리 주 마을의 절반이 대피했소. 마을은 수십 개나 됐지. 첫 마을에 갔을 때 개들이 집 주위를 돌더라고. 지키는 게야, 사람 기다리면서. 우리 보고 반가워서, 사람 목소리라고 신나서 달려나오더군. 인사하는 거였어. 집에서, 창고에서, 그리고 정원에서 쐈소. 집 밖으로 끌고 나와서 덤프카에 실었어. 당연히 기분 나쁘지. 왜 우기가 자기들을 죽이는지 몰랐겠지. 죽이는 건 쉬웠소. 집에서 키운 녀석들이니 무기가 뭔지도 모르고 사람도 안 무서워해.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쪼르르 달려오지.”

 

– “애들한테는 서커스 보러 간다고 거짓말했어. 다시는 있으면 안 될 일이야!”

 

– “그때 총알이 하나도 안 남았어. 죽여줄 방법이 없었지. 총알이 없었거든. 다시 웅덩이로 집어넣고 흙으로 덮었어. 지금도 생각하면 불쌍해.”

 

– “멀리서 죽이는 게 더 나았어요. 눈을 피할 수 있으니까.”

 

– “덧불이자면, 모든 살아 있는 생물한테는 영혼이 있어요. 마지막 순간에 노루를 보니 마치 사람이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나를 증오하고 있었어요. 아니면 애원하는 거였는지. 살려 달라고, 살고 싶다고·····.”

 

– “기억 속에 박혔어. 탄환히 하나도 안 남아서 죽여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야. 그 푸들 말이야. 사람이 스무 명이나 됐는데, 하루가 지나니 총알이 하나도 안 남았어.”

 

* 빅토르 이오시포비치 벨지콥스키(사냥군, 어부 자원봉사단체 <호이티크> 대표),

안드레이와 블라디미르 (성을 밝히지 않은 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