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26일) 오후 1시,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대선후보들에게 전국 신공항 사업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7,037명의 전국 신공항 철회촉구 서명명단을 전달했습니다. 윤석열 퇴진광장을 통과하며 곳곳에서 요구되는 수많은 사회대개혁의 열망들과 더불어 조기 대선을 앞두고 하루가 멀다하고 수많은 투쟁현장들의 농성, 기자회견과 집회, 연대요청, 서명 및 탄원 요청 등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서명에 동참해주시고 열심히 서명 독려해주신 여러분들 참으로 고맙습니다. 7,307명의 목소리는 단지 7,307명만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가혹한 재앙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수많은 민중과 기후붕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웃생명들의 절실한 아우성입니다. 대선후보는 이 엄중하고, 절실한 목소리들을 뼈속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혼란스럽고, 바쁜 대선 정국 속에서도 오늘 기자회견 함께 해주신 동지들도 정말 고마워요. 오늘 기자회견문과 사진을 첨부드리오니 함께 보아주시고, 널리널리 공유 부탁드려요!🙏🏽
<기 자 회 견 문>
생태학살·조류충돌·기후붕괴·혈세착취·전쟁위협
전국 신공항 사업철회를 촉구합니다!
오로지 지배권력의 안위와 자본을 위해 계엄으로 민중과 반대세력을 억압하려 했던 윤석열이 파면되고,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파렴치하고 무도한 대통령이 우리의 대통령이 되는 참사가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기후붕괴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안된 지구 평균온도 1.5도가 지난해 처음으로 뚫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기후 조절에 있어 핵심인 대서양 해류 순환이 2025년부터 붕괴하기 시작해 2095년 이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지구 곳곳이 불타고, 얼어붙고, 홍수에, 가뭄에, 극한의 기후로 소중한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기후재앙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구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2년 세계자연기금과 런던동물학회가 발간한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서식지 파괴와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지난 50여년 동안 전 세계 척추동물의 69%가 감소했고, 특히 회유성 어종은 76%나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이미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에 진입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이 재앙에 책임이 없는 수많은 생명들과 가난한 민중들이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생존위기 속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생태계를 보존·복원하는 일은 전 지구적으로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일이 되었습니다. 21대 대선을 통해 선출될 대통령의 임기 5년은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 위기에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절체절명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거대 양당 대선후보들의 공약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이 아니라 여전히 친자본 중심의 성장과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든 교통수단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항공기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대표적으로 규제해야 할 대상입니다. 게다가 공항 건설은 대규모 서식지 파괴로 인해 생물다양성 훼손을 불러오는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항공수요를 줄일 방안을 찾기는커녕 10개의 신공항(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백령공항, 새만금신공항, 서산공항, 울릉공항, 제주제2공항, 흑산공항, 경기국제공항, 포천공항)을 더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 및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선후보들은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를 가속화하는 신공항 사업들의 폐기를 공약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권영국 후보를 제외한 어떤 후보에게도 신공항 사업들을 폐기하겠다는 공약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는 가덕도신공항의 차질 없는 건설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울릉공항의 성공적 추진, 청주공항 확장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김문수 후보 역시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더구나 당선이 유력시되는 이재명 후보는 최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새만금신공항, 흑산도신공항 등의 건설로 인한 난개발 문제와 심각한 조류충돌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권영국 후보의 질의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지만, 오로지 경제적 요인만으로는 판단할 수가 없고 정치적 요인들도 분명히 있다”라고 답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만약에 가덕도 신공항을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국토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전략적 목표, 또 지역 소외 또는 정치적 분란 이런 것들 때문에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 같다”라며 “어쩔 수 없이 그냥 진행을 보완해 가면서 해야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역공항들은 대통령 공약으로, 지역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으로 엄밀한 수요와 입지 타당성 검토 없이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추진되며 참담한 실패를 반복해 왔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허구를 명분으로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선거공약과 토건자본의 이윤을 위해 필요도 없는 공항사업들이 추진된 최악의 결과가 제주항공-무안공항 대참사로 돌아왔습니다.
전국의 15개 공항 중 11개 공항이 수요가 없어 한 해 1,400억원의 적자를 누적시키고 있고, 지자체 예산으로 항공사에 손실보전금과 착륙지원료를 지원하는 현실입니다. 15개 11개 공항의 활용률을 살펴보면 군산공항 0.8%, 무안공항 1.1%, 사천공항 1.1%, 원주공항 1.2%, 포항·경주공항 1.5%, 양양공항 3.3%, 울산공항 5.3%, 여수공항 8%, 광주공항 9.4%, 대구공항 14.4%, 청주공항 16%에 불과합니다(2023년 기준).
그런데 정부는 ‘수요 없음’이 확인된 11개 적자공항도 모자라 전국 곳곳에 10개의 신공항을 더 짓겠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계획을 추진하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신공항들의 건설비용만 합치면 40조가 넘습니다. 바다와 갯벌, 습지 위에 짓는 공항들의 부등침하(땅꺼짐)로 인한 보수 및 관리 비용과 부대기반시설 건설비용까지 합하면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건설로 인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낭비될 상황입니다. 공항 짓다가 나라 망하겠다는 한탄이 절로 나옵니다. 또한 이들 공항사업들이 예측하고 있는 여객수요를 합하면, 항공수요를 줄여야 할 기후붕괴 시대에 비행기를 탈 사람이 1억명이 더 필요하다는 끔찍한 결론에 이릅니다.
신공항 사업들이 내세우는 목적은 대부분 지역경제 활성화과 국가균형발전입니다. 이 사업들의 목적대로라면 모든 지역이 물류허브, 동북아허브, 관문, 거점이 되고 공항건설로 경제가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공항은 명백한 수요부족과 0.2%밖에 되지 않는 항공물류의 한계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은커녕 지역경제에 부담만 가중시킬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신규로 추진되고 있는 공항들의 입지는 대부분 철새도래지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신공항 사업은 철새들의 삶터를 파괴함으로써 대규모 생태학살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동시에 치명적인 항공기-조류충돌 대참사를 예고합니다. 이들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기존 공항들보다 훨씬 높고, 심지어 조류충돌 위험도가 실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에 비해 최대 650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새만금신공항, 제주제2공항, 백령공항 등 많은 신공항 사업들은 미군의 대중국 전쟁기지 활용으로 직결되어 고조되는 동아시아 분쟁 위기 속에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 위험천만한 공항이 될 것입니다.
무엇으로도 만들 수 없는 자연과 그곳에 기대어하는 소중한 생명들을, 민중의 귀한 고혈을 죽음의 활주로와 바꿀 수 없습니다.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는 대선후보들에게 엄중하고,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기후붕괴, 생물다양성 붕괴가 턱 앞까지 밀려왔습니다. 지금은 40조가 넘는 귀한 혈세를 일부 토건자본에 갖다 바치며 한가하게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을 짓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공항을 줄이고 생태계를 복원해도 모자랄 절체절명의 생존위기입니다. 무엇으로도 만들 수 없는 갯벌과 습지를 없애고,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고, 숲을 도려내고, 숨골을 막고, 국립공원을 해제하고, 농지를 덮어 공항을 더 짓겠다는 생태학살 범죄를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전국의 신공항 철회를 촉구하는 7,037명의 서명결과를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7,037명의 목소리는 단지 7,037명만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가혹한 재앙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수많은 민중과 기후붕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웃생명들의 절실한 아우성입니다. 대선후보들은 전국 곳곳에 추진되고 있는 신공항 사업 폐기를 약속하십시오. 대선후보가 약속해야 할 것은 소중한 혈세를 탕진하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이는 불필요한 공항이 아니라 현실화되고 있는 재앙으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불타는 지구 위에 더 이상의 공항은 필요 없다. 죽음의 활주로를 멈추어라!
대선후보는 죽음의 공항이 아니라 생명의 터전을 약속하라!
조류충돌 대참사 불러올 신공항계획 폐기하라!
생태학살·조류충돌·기후재앙·혈세착취·전쟁위협 신공항계획 철회하라!
신공항은 지역경제를 발전시키지 않는다. 거대자본만 배불릴 신공항계획 철회하라!
2025년 5월 26일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기후위기충남행동,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종교환경회의, 한국환경회의)
*문의: 010-2760-7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