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1회

2021년 5월 22일 | 메인-공지, 활동, 활동소식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21회입니다.

21회 낭독에서는 체르노빌 핵사고 후 기쁨과 빛을 잃고 세상의 관람객이 되어버린 아이들을 안타까워하는 두 교사의 이야기를 송욱진 님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 낭독 듣기 → https://youtu.be/DEKqoBKQdJs

많은 분들이 들으실 수 있도록 널리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21회 밑줄 긋기]

– 저는 아이들에게 러시아 문학을 가르치는데, 이 아이들은 10년 전의 아이들이 아니예요. 항상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무언가를, 아니면 누군가를 묻어요. 땅에 가둬요. 아는 사람들을. 집과 나무를. 모든 것을 묻어요. 아이들은 조회 시간에 15분, 20분만 서 있어도 기절하고 코피를 흘려요. 이 아이들은 무엇을 봐도 놀라거나 즐거워하지 않아요. 항상 졸리고 피곤해요. 안색이 잿빛이고 창백해요. 놀지도, 장난치지도 않아요. 혹시 싸워서 창문이라도 깨면 선생님들이 기뻐할 정도예요.

– 생각을, 생각을 많이 해요. 마치 물로 유리에 그림 그리는 것 같아요. 다만 아무도 내 그림을 못 보고, 그림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걸 알아요. 아무도 상상도 못하죠.

– 관 살 돈, 관 살 돈을 나눠줘요. 여기에 사는 대가로 받는 보상이예요. 쥐꼬리만 한 돈. 통조림 두 개밖에 못 살 돈이에요.

– 옛날에 우리는 우리 주변 세상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세상은 하늘, 공기 같은 거였고, 우리가 무얼 하든 영원히 주어진 거로 생각했어요.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옛날에 전 숲 속 풀밭에 누워 하늘을 구경하는 것을 즐겼고, 내 이름이 뭔지 잊어버릴 정도로 기분이 좋았어요.

–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이제 관객이 된 게 보입니다. 사는 게 아니라 관람만 합니다. 나는 그들을 도와야만 합니다. 이 세상이 백화점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줘야 합니다. 세상은 뭔가 다른 것이라고 알려줘야 합니다. 더 어렵고 더 아름다운 곳이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 니나 콘스탄티노브나 (언어학 교사), 니콜라이 프로호로비치 자르코비 (가정실습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