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마이산을 그대로 바라보게 하라!

2015년 10월 7일 | 보도자료

<진안군 마이산 케이블카 추진 계획에 대한 환경종교정당의 입장>

 

마이산을 그대로 바라보게 하라!

천혜의 자연경관과 세계적인 지질학적 자산을 훼손하고,

경제성도 부족한 마이산 케이블카 건설 추진할 이유가 없다!

 

– 1997년 수립한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에 따른 사업 추진은 자연생태와 경관, 자연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던 시절의 낡은 계획이다.

마이산 케이블카 타당성 검토 용역 중단하고 마이산 국립공원 승격과 세계 지질공원 지정을 위한 전략 수립 용역 추진을 검토하라!

마이산 도립공원 관리 목표인 독특한 지형경관의 자연미와 주변의 휴양 자원을 활용한 관광휴양 복합형 도립공원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관광 브랜드 구축 전략 수립하라!

 

마이산은 진안의 상징이자 랜드 마크다. 1억년 기나긴 세월의 풍상이 만든 산세는 신비롭기 그지없다. 천연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두 암봉의 역암층과 타포니는 그야말로 지질학의 교과서다. 신라시대부터 나라에서 제향을 올렸던 명산답게 마이산의 탑사 또한 역사 문화의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줄사철군락, 청실배나무 등 천연기념물과 삵, 수달, 원앙 등 천연기념물의 서식지로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산의 생태문화 경관자산은 진안군 마을 만들기와 관광 활성화 정책의 중심이다. 1997년 케이블카 추진 논란이 된 적도 있었으나, 암마이산 등산로 10년간 자연 휴식년제 도입 등 청정한 자연환경과 경관을 잘 보존하고 지켜낸 곳이다.

따라서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놓는 것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세계적으로 드문 지질학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사방팔방에서 마이산을 조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체류형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이항로 진안군수의 공약과도 배치된다.

진안군은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통해 케이블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나 진안군이 타당성 용역을 하겠다는 구간은 상대적으로 환경과 경관에 대한 가치가 저평가 된 1997년 확정되었던 노선이다. 이후 20여 년간 사회변화와 자연환경과 경관 자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번 마이산 케이블카 추진 용역은 사회 환경변화를 담아내지 못한 채, 20년 전 계획에 따라 타당성 검토를 할 수 밖에 없는 무의미한 용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녹색연합, 전북생명의숲, 전북불교네트워크, 시민행동21, 진안녹색평화연대, 전북녹색당 등 7개 단체들은 자연환경과 경관자산을 훼손하고 경제성도 떨어지는 20년 전 낡은 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마이산케이블카 추진을 위한 타당성 검토 용역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사방팔방 열려 있어 VIEW 포인트마다 모습도 느낌도 다른 마이산의 천혜의 자연경관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동부산악지대의 짙푸른 녹음 사이에도 우뚝 솟아오른 거대한 두 암봉은 8천만년이라는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신비롭다. 더욱이 말의 귀라는 조형적인 특징으로 200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2호로 지정됐다. 2011년 발간된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 안내서인 프랑스의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별 3개의 만점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매력적인 관광 자산인 것이다. 1억년 가까이, 상상할 수 없는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자리를 지켜 온 마이산의 경관은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마이산은 살아있는 지질학 교과서라 할 정도로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마이산은 대략 8천만 년 전인 백악기 후기에서 제 3기 초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지각 운동에 의해 솟아올랐다. 마치 천연 콘크리트를 쏟아 부은 것 같은 마이산 역암 층은 이곳이 공룡이 살던 시대에 호수였음을 보여준다. 쏘가리 모양의 민물고기 화석과 다슬기, 조개화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달의 분화구를 연상 시키는 암마이봉 남사면의 타포니는 지하수와 바람이 만든 소중한 지질학적 자산이다.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이다. 80여기의 암마이봉 탑사와 함께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셋째, 자연공원 삭도 설치 운영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환경부 삭도 가이드라인은 “특이 자연현상 발생지 등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형•지질 지역”, “주요 경관자원의 상당한 훼손이나 차폐가 우려되는 지역” “주요 봉우리 정상 부근”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처•산란처 및 분포지”는 삭도 설치를 최대한 회피하라고 강조했다. 상당부분 마이산에 해당되는 제한 규정이다.

넷째, 운영 수익 대비 경제성도 매우 낮아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케이블카 시설 20곳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서울 남산과 경남 통영, 강원 설악산 등 불과 3곳에 불과하다. 전국 케이블카의 85%가 적자를 내고 있다. 20129월 운행을 시작한 밀양 케이블카(사업비 250억원)는 매년 2~5억원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황금알을 꿈꿨다가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격이다.

마이산 지난 10년간 평균 이용객수는 72만 명 선으로 추산된다. 이에 반해 현재 케이블카를 운행 중인 내장산 국립공원의 이용객은 190여만 명. 현재 내장산은 비수기의 평일에는 손님이 없어 거의 운행을 하지 않는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내장산개발()에 의하면 연간 이용객수는 10여만 명. 이를 전체 이용객수로 비교 추산하면 마이산 케이블카 이용객은 연간 4만여 명에 그친다. 이정도 이용객수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 건설비 회수는커녕 인건비도 못 건질 수 있다. 기본 통계와 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굳이 타당성 용역까지 갈 것도 없다.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는 일시적인 관광객 유입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으나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지자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희소성이 약해져서 경제성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활성화와 마이산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마이산 국립공원 승격 추진과 세계 지질공원 인증, 나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해 지속가능한 관광과 청정 환경에 기반을 둔 진안고원의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하기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제안을 수용한다면 시민환경단체도 적극 나서서 지원할 용의가 있다.

최근 기존의 도립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켜달라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0년부터 국립공원 안의 개발지역, 주민밀집지역, 숙박 상업지역을 공원 구역에서 제외해 규제를 줄이고, 공원 주변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지정이 국비를 투자해 공원을 관리해 주고 명품 마을 지정 등 관광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지자체나 주민 모두 국립공원 지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에 이어 태백산이 공청회를 앞두고 있으며 전남도는 최초의 갯벌 국립공원을 목표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도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는 무안 신안 갯벌을 확대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대구 팔공산, 부산 금정산, 전남 광양시의 백운산 등에서 민간단체와 자치단체가 국립공원 지정 논의를 시작했다.

전라북도는 진안 마이산을 중심에 두고 이 일대를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마이산을 최초의 지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계획을 검토하는 것이, 공원관리에 드는 진안군의 상당한 예산 절감과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여 관광객 유입 효과가 커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관광 자산 활용을 검토해보겠다는 진안군의 고민을 폄하하지 않는다. 다만 진안군이 추진하려는 용역이 지난 시기, 대부분의 개발 용역들처럼 발주 기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경제성을 부풀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기본 통계와 다른 지역 케이블카 이용객 현황으로도 경제성 부족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타당성 용역을 하는 것 자체가 예산낭비다. 오롯이 200~300억에 가까운(1997년 건설비 200억 추산) 군 예산을 투입하고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은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자칫 발을 내디뎠다가는 군 재정 부도라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항로 진안군수가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에 따른 타당성 용역 추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진안 발전을 위해 청정환경과 자연경관을 활용하는 발전 전략을 추진하길 거듭 촉구한다.

2015.9.7

 

전북환경운동연합•전북녹색연합•전북생명의숲•전북불교네트워크•시민행동21•진안녹색평화연대•전북녹색당

 

▪문의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010-3689-4342)

조헌철 진안녹색평화연대 사무국장 (010-9223-0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