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버드나무 학살에 이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된 덕진공원 열린 광장 사업 지금 당장 철회하라!

2025년 6월 9일 | 공지사항, 메인-공지, 보도자료

2025년 2월 18일, 덕진공원의 나무 200여 그루가 벌목 또는 이식되었다는 사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전주시는 덕진공원에 있는 호수를 공원 바깥쪽에서도 볼 수 있도록 만들고, 각종 행사를 위한 원형 광장을 조성하겠다며 150여 주의 나무를 이식 및 재배치하고 수형이 불량하거나 고사했다고 판단한 50여 주의 수목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2024년 2월 29일, 전주시가 새벽 시간대에 전주천 남천교 일대의 버드나무들을 기습적으로 벌목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처럼 또다시 일어난 무분별한 벌목은 어떠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나 기존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진행되었다. 이에 보도를 통해 뒤늦게 사태를 접하게 된 많은 이들이 공분했다.

3월 4일, 전북녹색연합은 전주시청 산림공원과와의 면담에서 시민 및 생태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 심의 기구 부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원 개발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고, 산림공원과는 진행 단계에서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며 향후 논의할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사를 중단하고 과정을 전면 점검할 3개월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전주시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재개했다. 의견 수렴 부족을 지적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보도자료만을 배포한 뒤 의견을 수렴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덕진공원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전주시의 상징적인 시민 공원이자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삶터이다. 시에서 일방적으로 개발해서는 안 될 곳이다. 더욱이 기후위기의 임계점을 넘어서 예측 불가한 폭염이 길어지고 있는 기후재난 시대다. 그러한 와중에 몇십 년간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나무들을 뽑아내어 화강석으로 포장된 인공 광장을 만들고, 나무 그늘이 없어진 자리에 인공 그늘막을 설치하겠다는 이번 덕진공원 개발 계획은 시대착오적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사업에 불과하다. 아울러 광장의 테마로 삼겠다는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덕진공원, 나아가 전주시의 정체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시에서 주장하는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시에서는 위와 같은 우려를 받아들여 나무를 더 배치하고 광장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겠다고 했으나, 그렇다면 의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애초에 다시 심을 나무들을 왜 뽑아내었는가? 누구를 위한 광장인가? 그러한 광장 조성이 과연 필요한가?

트렌드에 맞춰 관광자원으로 공원을 탈바꿈하겠다는 관점에도 문제가 많다. 전주시와 산림공원과는 공원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관리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공원의 기존 환경을 훼손할 수 있는 의견이나 민원에는 단호하게 응답하고 전문성을 갖춘 심의 기구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덕진공원 내부에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의 나무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 산림전문가와의 동행을 통해 확인되었다. 사전에 필요한 조치를 통해 되살아날 수도 있었을 나무들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로 진행된 과정을 보았을 때, 이번 덕진공원 열린광장 개발 사업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강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여러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는 이틀 뒤인 2025년 6월 11일 천상열차분야지도 광장 착공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시에서는 계획을 시정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며 예정대로 공사를 마쳐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다. 나무들이 사라진 자리를 인공 판석으로 포장하지 않고 시민들과 자연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 수 있다. 비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된 시대착오적이며 세금만 낭비하는 덕진공원 열린 광장 사업 지금 당장 철회하라!

2025년 6월 9일

전북녹색연합

문의: 전북녹색연합 김희진 활동가 010-2145-1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