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과 생태․환경] 섬진강

2009년 8월 24일 | 회원소모임

[호남정맥과 생태․환경] 섬진강
-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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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섬진강의 발원지는 진안군 백운면의 데미샘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섬진강의 발원지에 대한 주장과 자료는 시기와 지역별로 제각각이었다. 과거의 자료 중에 『택리지』와 『연려실기술』등에는 섬진강의 발원지를 마이산으로 꼽았다. 현재도 마이산에는 섬진강의 발원지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그런가 하면 일제시대인 1918년 작성된 『한국지지』에는 진안군 부귀면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길이 212.3㎞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자료를 공식자료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새롭게 정립된 섬진강의 발원지는 데미샘으로 부터 출발하는 길이 225km의 물줄기로 기록․통일되고 있다. 마이산과 부귀면을 섬진강의 발원지로 여겼던 것은 위치적으로 부귀면이 제일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마이산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호남정맥상 진안군 백운면 천상데미(1100m)의 데미샘에서 발원하는 섬진강은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남원, 구례, 담양, 곡성, 보성, 화순, 광양 등지를 적시며 흐른다. 호남정맥은 섬진강의 울타리가 되고 과거로부터 남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좌도 생활과 문화권을 형성했다.  

섬진강은 주변에 큰 도시가 형성되지 않고 산지가 많아 우리나라 5대강 중에서 가장 맑은 물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구가 방조제로 막히지 않아 회유성 물고기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하천생태계 건강성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달이 서식하여 전남 구례군 문척면의 섬진강 일대가 ‘수달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섬진강에는 우리나라 특산종이자 멸종위기 종인 임실납자루와 두드럭조개, 모래주사, 다묵장어, 줄종개 등도 서식하고 있다. 특히, 임실납자루는 전 세계에서 섬진강의 오원천 등 일부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특산 물고기인데, 역시 멸종위기종인 두드럭조개에 산란하는 특성상 환경변화에 생존이 매우 민감한 종이다.          

또한, 섬진강은 5대강 중 한강과 함께 하구역이 막히지 않은 강으로 회유성 어류가 드나드는 곳이다. 은어와 황어가 산란을 위해 섬진강으로 올라오며, 어린 뱀장어가 섬진강에서 성장한다. 30여 년 전에 멸종했던 연어도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오고 있다. 1998년도부터 실시한 연어 방류사업이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섬진강에 사는 임실납자루 등 토종물고기와 연어, 은어 등 회유성 물고기의 최대적은 댐과 보 등 물고기의 이동을 방해하는 인공시설물과 콘크리트 직강화와 하상준설 같은 하천정비이다. 섬진강에는 섬진강댐 등 6개의 댐과 297개에 달하는 보와 낙차공이 있어 연어와 같은 물고기가 멸종했다. 현재도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하지만 한해에 돌아오는 연어는 400여 마리에 불과하다.

인공적으로 돌아온 연어가 지속적으로 서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유성 어류가 상류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보와 댐에 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는 어도를 설치해야 한다. 수질이 가장 깨끗한 섬진강이 서식 및 수변환경이 개선되어 최고의 하천생태계를 가진 강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