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의 생태와 환경]수분재와 뜬봉샘

2009년 7월 13일 | 회원소모임

수분재와 뜬봉샘

  /한승우 사무국장

수분재는 금강과 섬진강은 나누는 분수령이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과 번암면의 경계에 수분재가 위치해있다. 호남정맥의 사두봉(1014.8m)과 신무산(896.8m) 사이에 위치한 수분재에는 국도인 19번 도로가 지나간다.

금강과 섬진강을 나누는 분수령은 많지만 특별히 이곳을 수분재라 이름 지은 것은 금강의 발원지이기 때문인 듯하다. 수분재에 위치한 [원수분]이라는 마을이 금강이 발원하는 곳이다. 옛날에는 ‘물뿌랭이’라고 불렀다는 이 마을의 뒷산, 신무산 중턱에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이 위치해있다.
[imgright|303958_37871_4752.jpg|300| |0|1]

모든 산과 고개는 물을 가르지만 특별히 이 지역을 수분재라 이름 지은 것은 우리 선조들의 지리인식과 맞물려 있다. 『산경도』에서는 우리나라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분류하는데 특히 정맥은 큰 강의 경계를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한남정맥은 한강의 남쪽유역을 구획하는 산줄기이다.

우리나라 13정맥 중에 제일 마지막에 위치하는 호남정맥은 산줄기의 동쪽이 모두 섬진강유역이다. 그러나, 서쪽으로는 영산강, 동진강, 만경강 등의 유역을 형성하고 북쪽으로는 금강이 흐른다. 때문에 호남정맥은 특별히 강 이름과 연관되지 않고 지역의 이름을 따 산줄기이름을 붙였으나 큰 강을 구획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바로 선조들의 지리인식에 바탕해서 금강과 섬진강을 나누는 호남정맥상의 이 고개를 수분재라 칭한 것이다.

대동여지도에는 수분재로부터 시작되는 물줄기에 ‘錦江之原’이라 표기하고 있어 금강의 발원지임을 표시했고, 이 지역에 ‘分水院’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분수원은 역로에 있는 역원으로 조선시대 관청에서 운영하는 여관같은 시설을 말한다. 옛날에도 이 지역이 중요한 교통로였음을 나타내준다. 현재 국도 19번 도로는 섬진강 하구인 광양에서 출발하여 남원, 장수, 충주, 원주 등으로 이어지는 내륙지역의 중요한 교통로이다. 수분재는 과거 남원과 장수를 이어주던 고갯길이다.

뜬봉샘에서 시작하는 금강은 북쪽으로 흘러 장수, 진안, 옥천, 공주 등을 거쳐 군산과 서천사이 금강하구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길이 397.25km의 금강은 남한에서 3번째로 긴 강이며, 강경논산평야와 미호평야를 형성하고 백제문화권의 중심을 이루었다.

금강에는 감돌고기, 미호종개, 흰수마자 3종의 멸종위기1급인 우리나라 특산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상류에는 전 세계적으로 금강과 만경강, 보령의 웅천천 등 일부지역만 서식하는 특산종 감돌고기가 살고 있다. 그러나, 보령의 웅천천에 살던 감돌고기는 보령댐 건설이후 멸종해서 현재는 금강과 만경강 상류 일부에만 서식하고 있다.

연기군에서 합류되는 미호천에서 발견된 미호종개는 하천정비로 현재는 미호천에서 멸종했다. 다행히 금강의 지천, 갑천, 백곡천 등에서 명맥을 유치하고 있다. 무분별한 강의 정비가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위협하고 있다.

금강은 생명의 젖줄이며, 금강은 호남정맥에서 발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