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시설물이 전주천 홍수피해 키웠다

2011년 8월 28일 | 보도자료

[보도자료] 인공시설물이 전주천 홍수피해 키웠다

하상도로 40m 파손, 산책로 545m 유실 등 홍수피해
과밀한 인공․편의시설의 제거 및 축소 필요확인

전북녹색연합이 8월 홍수기 이후 전주천에 대한 홍수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주천 내부에 만들어진 인공시설물이 직,간접적으로 홍수피해를 키웠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북녹색연합이 전주천 한벽보에서 전주대교, 7.9㎞ 구간에서 홍수피해를 조사결과 230여m의 저수로 호안이 유실되고, 545여m의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1,595㎡의 둔치가 유실되는 등 홍수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뿐만 아니라, 하상도로 40여m가 유실․파손되고, 게이트볼장 2개, 철재 운동기구 등 15개 이상의 체육시설물이 유실․훼손되었으며, 11개 이상의 벤치와 정자가 유실되거나 파손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8곳 이상의 화단이 유실되거나 화단의 초화류가 고사하는 등 전주천에 조성한 인공시설물이 홍수피해를 입었거나, 주변에 2차 피해를 일으켜 홍수피해를 키웠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평교 좌우안의 160여m의 저수로 호안의 유실과 다가교 상류의 120여m에 달하는 산책로와 500여㎡ 둔치의 유실은 잘못된 하천정비가 홍수피해를 키우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곳이다.  

이번 전주천의 홍수피해의 현황과 원인을 분석하면,

첫째, 사평교 부근 등 저수로 호안의 유실은 곡선부의 저수로 폭을 좁고 경사지게 정비하여 물의 압력과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판단되며, 다가교의 둔치와 시설물의 유실은 저수로 선형을 완만하게 조성해야함에도 각종 체육시설과 산책로 등을 도입하느라 저수로 폭을 좁게 만들고, 선형을 너무 급하게 꺽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잘못된 하천정비 사업들은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저수로 호안의 선형을 개선하고 저수로 폭을 확대하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

둘째, 철재 및 목재 운동시설, 벤치와 정자 등 둔치에 설치한 각종 돌출된 인공시설물은 홍수 시 수압에 못 이겨 쓰러지거나 떠내려가 피해를 일으켰으며, 2차로 주변 둔치를 세굴시켜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었다. 따라서,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천내의 인공․편의시설물을 최소화 하는 등의 노력과 더불어 부득이 할 경우 물의 압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설배치가 필요하다.  

셋째, 하상도로와 도로변 가드레일 등은 물의 소용돌이를 일으켜 주변의 산책로와 둔치를 세굴시킴으로써 도로가 유실․파손되는 등 피해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상도로의 경우, 수달의 로드킬에서 확인했듯이 하천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홍수시에도 피해를 발생시킨다. 특히, 삼천과 달리 전주천의 경우 하상도로와 언더패스의 차량 교통량이 적어 도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이번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전주천 하상도로를 반드시 철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이번에 545여m가 유실된 산책로의 피해가 컸던 원인은 산책로의 바닥재료가 보도블럭으로 되어, 물의 압력을 많이 받고 소용돌이에 쉽게 유실됨으로써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책로의 바닥재료는 보도블럭이 아닌 투수콘 등의 재료로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수콘으로 조성된 산책로는 이번에 거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섯째, 여울초등학교 앞 징검다리는 큰 돌을 너무 촘촘하게 배치하여 돌과 자갈이 상류에 퇴적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징검다리로써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둔치에 있는 안전펜스의 경우 견고하지 않은 조립식 재질로 설치하여 쉽게 파손되거나, 부유물질이 걸려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변형되는 등 설치를 최소화하거나 재질선택, 높이와 방향 등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또한, 하천 둔치에 조성한 화단의 경우, 왜철쭉 등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거나 하천생태계에 맞지 않는 수종을 심어 홍수에 거의 유실되거나 고사되었다. 야생화단지와 화단을 조성하는 것은 훼손과 관리비용 등의 문제로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조성할 경우 하천생태계에 맞는 수종을 선택하여 생육과 관리가 용이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주천에는 8월 9-10일, 200mm가 넘는 비가 내리는 등 올해 두 차례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이번 홍수피해는 억새밭과 갯버들 식재지 등 자연적인 곳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대부분 인공시설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인공시설물로 인한 2차 피해에 집중되었다. 또한, 잘못된 하천정비가 홍수피해를 키웠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전주천의 정비와 관리 방향을 수립하는 중요한 결과이다.

전북녹색연합은 전주시가 올 해 전주천 홍수피해에 대한 정밀한 실태파악과 피해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향후 전주천의 홍수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특히, 전북녹색연합은 이번 홍수피해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하상도로와 과밀한 체육시설, 벤치와 정자 등 인공․편의시설물이 홍수피해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향후 불필요한 인공․편의시설물을 제거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하천정비와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2011. 8. 28

■문의: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010.6253.8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