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녹색전북 시민포럼 후기

2013년 11월 18일 | 활동소식

제1차 녹색전북 시민포럼

– 주제: 새만금에 대기업 농업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 일시: 2013년 11월 15일(금) 19:00

– 주제발표: 이효신(전농전북도연맹 사무처장)
– 대표토론: 이민수(전발연 농업농촌연구부장)
– 사회: 한승우 사무국장

– 사회자: 이효신 사무처장님으로부터 먼저 “새만금에 대기업 농업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주제발표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 대기업 농업진출의 현황과 문제점

– 이효신: 새만금에 대기업 농업이 진출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대기업이 농업 부문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 인류 역사를 비춰볼 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신들의 잉여 농산물들을 전 세계적으로 상품화하기 위해 국제적 협약인 GATT를 창설했고,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강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권 때부터 “농업 선진화”라는 명분으로 다양한 현상들이 벌어졌습니다. 농민이 아니라 자본이 농사짓기 편한 조건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또한 2010년, 축산법이 폐지되면서 자본이 축산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데 길이 열렸습니다. 기업들이 더욱더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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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 기업이 바로 <하림>입니다. 하림은 계열화 산업으로 생산에서 유통 판매를 총괄하며 사업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도움으로 대기업은 농업 부문에 진출하는 데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현재 하림은 미국에 육계 공장 인수를 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통닭 중 거의 대부분은 미국산, 칠레산입니다. 다음으로 큰 기업이 동부그룹입니다. 이 그룹은 FTA법의 지원으로 총 87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농약 제조업체인 동부한농이 계열사 중에 가장 큰 흑자를 내고 있구요. 농민들이 동부그룹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불매운동을 전개하자 약삭빠르게도 최근 모든 계열사 제품명에서 ‘동부’라는 글자를 빼버렸더군요.

이런 대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은 농사를 짓다가 안 되면 쉽게 포기해 버린다는 점입니다. 별로 아쉬울 게 없는 집단인 거죠. 그럼 나머지 농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됩니다. 또한 농산물 최종 판매를 대형마트들이 결정하는 추세이다 보니, 정작 생산자인 농민들은 거의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겨우 본전만 건지는 농민들이 허다하구요.  소비자 역시 안전성이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대기업만 잘 먹고 잘 살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전국의 축산 농가 중 50두 이하의 규모의 농가가 전체 사육 두수의 70%를 차지합니다. 이 중․소농의 농가소득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송아지를 기르는 건 대농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영세 소농을 보호해야 한우농업이 삽니다. 지금 우리 농촌에서는 점차 빈농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불공정거래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을뿐더러 소농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하림 같은 기업들은 불법 계약을 통해 주체적인 농민들을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 새만금 농업 진출에 반대하는 이유와 대안

– 이효신: 농민들이 새만금 농업 진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기업이 새만금에 농업을 위해 진출하면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투기와 전용이 범람할 것입니다. 정부는 특혜를 주면서 기업 유치를 시도할 것이고, 기업들은 결국 싼 값으로 자신들의 소득창구를 확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법 개정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입니다. 법을 개정하여 대기업이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합니다. 우리 농민들은 절대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반대하는 것만이 한국 농업을 살리는 길임을 믿습니다. 새만금은 친환경적으로 보존돼야 합니다. 대기업이 아닌, 농민들에게 분양하고 임대해야 마땅합니다. 젊은이들이 새만금으로 귀향해서 농사짓고 살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현재 국회에 대기업 농업 진출을 규제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법안이 꼭 상정될 수 있도록 국회를 압박하고 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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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농업 진출의 현실을 인정해야

– 이민수: 최근 기업들이 농업 분야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품질이 안정적이고, 농민의 조직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데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런 틈을 타 ‘우리가 생산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계열화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농민이 하나의 노동자로 전락해 버리냐, 아니면 새로운 안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느냐, 이런 두 논점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육계, 양돈 부문에서 계열화는 이미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글로벌적인 경쟁구도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새만금에 대기업 농업진출 경과와 현황

– 이민수: 새만금은 2011년 3월에 종합 마스터플랜이 확정되었습니다. 농업용지와 농촌도시용지, 신재생에너지용지, 생태환경용지 등으로 범위가 나뉘어졌습니다. 이중 농업용지는 농업지역의 즉시 활용 가능한 구역을 우선 단계별로 2020년까지 추진,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농업용지는 총 1500ha 규모로 7개 공구로 나뉘어져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는 초록마을, 동부팜새만금, 농촌마을, 농산업클러스터, 첨단수출원예단지 등이 들어섭니다.

# 새만금에 농업진출, 한계 있다

– 이민수: 원예 분야에서 대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이냐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저는 부정적입니다. 원예 쪽은 대기업이 진출해서 성공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이유는 첫째, 원예부문은 미묘한 기술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만큼 표준화하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경영자의 누적된 노하우가 굉장히 많이 필요로 합니다. 둘째, 24시간 관리가 되어야 합니다. 시간 외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소요됩니다. 셋째, 시설원예 쪽은 엄청난 시설비와 생산비용이 드는데 정부 지원 없이는 감당이 힘들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원예 분야의 대기업 진출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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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농업진출과 계열화에 대한 논쟁

– 사회자: 계열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발제자와 토론자의 입장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먼저 의견을 주시죠.

– 이효신: 농업을 바라보는 철학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이미 규모화에서 미국 등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사실 규모화면에서는 끝난 게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농업은 상품이 아니리 식량의 관점을 바라봐야 합니다. 농업은 시장에 맡기면 안 되고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해야 합니다. 농업을 자본의 논리로 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주성입니다. 식량의 자급률을 높이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농업은 굉장히 특수한 분야입니다. 기후의 영향도 많이 받고. 농민을 노동자로 만드는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쿠바 같은 경우는 농업을 나라가 나서 계획 경제를 실시합니다. 정부가 1년 생산량을 결정해주니 파동 날 일도 없습니다.

# 농민이 직접 경작, 과연 가능한 일일까

– 이계철: 원예 쪽은 대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민수 위원의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농업 분야는 그리 큰 기술이 필요 없습니다. 전문 기술을 요한다면 소농은 다 죽었을 겁니다. 새만금 단지에 대기업은 결국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시골은 사람이 없습니다. 내 돈 가지고 새만금에 들어갈 개인이 과연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 넓은 땅덩어리를 과연 누가 관리할 수 있을까요? 땅이 놀고 있으면 정말 문제가 되겠죠. 기업이 못 들어가게 하려면 먼저 우리 쪽에서 대안을 내놔야 합니다.

# 친환경농업이 대안이다

– 주용기: 새만금 대기업 진출은 생태계 문제, 수질 문제, 그리고 농업 노동자만 양산시킬 것입니다. 농지가 많아진다고 해서 농가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새만금 가서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은 상당히 순진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예측이 되었습니다.새만금에 들어선 기업들이 적자가 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지원을 해 줄 것입니다. 새만금으로 막히면서 어민들은 다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제 생각은 농촌에 사는 것만으로도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활동이라고 보고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대규모 유통회사들이 다 장악해버렸습니다. 저는 농업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쪽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 생태와 환경을 복원하는 운동 말입니다. 친환경 농업으로 쪽으로 가면 새만금 갯벌은 아마 엄청난 자연정화의 보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은 거기서 다시 시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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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여러 패널들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제 두 분께서 마지막 정리발언을 해주시죠.

– 이효신: 새만금 대기업 농업 진출과 관련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정당화하시는 분들이 꼭 세계적 추세를 예로 드는데, 사실 소농을 지켜내자는 세계적 흐름도 분명 존재합니다. 새만금뿐만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 나아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우리 농민들은 기업과 잘못된 정부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 이민수: 이효신 처장님이 농업을 바라보는 철학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자리에서 좀더 말씀 나누었으면 합니다. 흔히 “악마는 디테일 속에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전체 방향도 좋지만 하나하나 정책의 사소한 부분을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이야기도 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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