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7회

2021년 5월 4일 | 메인-공지, 활동, 활동소식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북시민 릴레이 낭독 7회입니다.

7회 낭독은 체르노빌 핵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아버지인 니콜라이 포미치 칼루긴씨의 이야기를 이봉원 목사님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 낭독 듣기 → https://youtu.be/YAzbesqTH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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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밑줄 긋기]

– 우리는 도시가 아니라 인생 전부를 잃어버렸다.

– 이 문 위에 아버지께서 누워계셨었다. 다들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유래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우리네는 고인을 그 집의 문에 뉘여야 한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셨다. 관을 가져올 때까지 그 위에 누워계시는 거다. 아버지께서 거기 계시는 내내 나는 옆자리를 지켰다. 집은 밤새도록 열려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문에 내가 자라난 기록이 새겨져 있다. 1학년, 2학년 때의 키가 표시되어 있다. 7학년, 입대 전······. 그 옆에는 내 아들, 내 딸이 어떻게 자랐는지도 기록되어 있다. 이 문은 고대의 파피루스같이 우리 삶에 대한 기록을 품고 있다. 그런 문을 어떻게 두고 가겠는가?

– 대머리 소녀 일곱 명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가? 한 병실에 일곱 명이 입원했다. 그만, 더는 못하겠다. 말을 못 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내 마음속에서 배신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내 딸을, 아이가 겪었던 고통을······. 마치 남처럼 묘사해야 하는데······. 병원에서 아내가 돌아왔다. 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저렇게 힘들어하느니,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어. 아니면 내가 죽을래. 더 보고 있을 수가 없어.” 이제 그만. 마치겠다. 더 할 수 없다.

– 딸을 문 위에 뉘었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누워 계시던 그 문에. 작은 관이 도착할 때까지······. 관은 인형의 포장상자같이 작았다. 상자같이 작았다.

– 증언하고 싶다. 내 딸은 체르노빌 때문에 죽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가 침묵하기를 원한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 됐다고, 정보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았다고 한다. 수백 년 더 기다려야 한단다. 하지만 나의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다. 나는 못 기다린다.

– 적어두었으면 한다. 당신들이라도 적어두었으면······. 내 딸의 이름은 카탸였다. 카튜센카······. 일곱 살에 사망했다.

+ 니콜라이 포미치 칼루긴(아버지)+